어느 날 커플들이 나무를 심는 행사를 간 적이 있었다. 그 자리에서 우리를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다.
"저희는 교도소에서 만나서 교제를 하다가 결혼을 하게 된 커플입니다. 하하하"
이렇게만 소개를 하면 교도관이란 직업을 아시는 분들과 모르는 분들의 얼굴표정이 확연히 다르다. 그럼 나는 뒤에 한마디를 덧붙인다.
"교도소에서 근무하는 교도관입니다."
그제야 다들 '아~하'하는 분위기로 바뀐다. 단순히 교도소에서 만났다고 하면 이상하게 생각하는 게 당연하긴 하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교도소에서 처음 만났다. 신규직원으로.
출처 : 슬기로운 감빵생활 스틸컷
어느덧 10년의 시간이 지났다. 2010년 첫 직장에서 동기로 만나서 2013년 결혼을 하여 슬하에 남매를 두고 있는 10년을 꾹꾹 채운 부부이다.
우리 둘 다 기존에 아르바이트나 계약직 근무는 했었지만, 교도소는 정식으로 임용된 첫 직장이었다. 그래서 얼마나 처음에는 신이 났을까. 둘 다 20대 중반을 갓 넘긴 나이에 직업을 가졌으니 부푼 꿈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무언가 사명을 가지고 수용자들을 교정교화하고 직장에서 나의 능력을 많이 발휘해서 승진도 빨리해야지 라며 호기롭게 법무연수원에서 교육을 시작했다. 그때 당시에 동기 중에 여성은 전체 합격생 중 10% 정도였다. 그러니 얼마나 많은 경쟁 속에서 내가 노력했을까. 특히 아내와는 포승술을 통해서 급격히 친해졌다. 포승술이란 쉽게 얘기하면 줄로 수용자를 묶는 방법을 말한다. 교정시설 밖으로 나가거나 자살자해 우려가 큰 때 등 상황에 따라 수용자의 몸을 결박한다. 주로 재판같이 외부로 출정을 나갈 때 제일 많이 사용하는 것이 포승술이다. 그래서 어려워도 매듭부터 순서까지, 그리고 속도까지 평가하는 게 포승술이다. 여성들이 조금 어려워하기도 한다. 그 틈에 아내의 옆에 붙어서 잘 알려주다가 친해지고, 만나게 되고,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
출처 : 교정직 신규직원 카페 캡처본연수를 받으며 교육이 끝나면 취침시간이 오기까지 3~4시간동안 운동장을 돌며 서로를 알아가는 대화를 했다. 어떻게 자랐고, 어떻게 지냈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때는 몰랐다. 우리가 이렇게 마음도, 가치관도 다르고 말이 안 통하는지. 3년의 연애기간 동안도 거의 다툼 없이 그저 좋았고, 많은 대화를 하면서 서로를 이상형이라 생각했다. 나는 아내가 아름다운 외모에 상냥하고 예의가 바르고 심성이 곧은 사람이라 좋았다. 아내는 내가 좋은 아빠, 다정한 남편, 자신만 바라보는 변하지 않을 착한 사람이라 느꼈단다.
그렇게 우린 3년간 연애를 정리하고 2013년 결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