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3스타급 채용담당자에게 필요한 것

by 지서방

첫 회사에 신입사원 공채 1차 면접을 갔을 때 기억이다.

본래 4~5명씩 보기로 한 면접이 앞선 면접의 지연으로 마지막 2조가 함께 면접을 보게 되었다.

동시에 9명의 경쟁자와 면접을 보려니 여기서 내가 돋보이는게 가능할까 싶었다.

앞선 3조에 비하여 불리하고 불공평한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함이 들었다.

당시 채용과정을 고객여정지도로 그려본다면 이때 나의 감정 곡선은 부정 쪽으로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면접이 끝나고 면접비를 받으러 나왔을 때, 채용 진행을 돕던 운영자가 우리를 안내해주었다.

그때 대뜸 가장 처음에 서있던 나의 손을 꽉 잡더니 눈을 맞추고 “꼭 다시 봤으면 좋겠네요”라고 말했다.

생각지 못한 운영자의 행동에 나는 무척 당황했는데,

이어서 떠오른 생각은 ‘다음 8명한테는 뭐라고 하려고 그러지?’였다.

그는 망설임 없이 “꼭 다시 봤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며 똑같은 느낌으로 나머지 8명에게 인사를 했다.

9명을 다시 본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비현실적인 멘트이다. 어떻게 보면 으레 하는 빈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따스한 눈빛과 적당히 꽉 쥐는 악력의 악수는 왠지 모르게 진정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나와 마찬가지로 지원자들은 모두 꽤 감동을 받은 듯했다.

아까 전 바닥을 치던 나의 채용 고객여정지도는 긍정의 최고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꼭 이 회사에 들어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왠지 회사에서 일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강렬히 들었다.


ChatGPT Image 2025년 11월 20일 오후 02_32_01.png


나는 이러한 예감이 자신감이 된 것인지 다음 절차들도 잘 마무리하여 결국 그 운영자의 후배가 되었다.

막상 운영자와 지내보니 사실 딱히 귀감이 되는 선배는 아니었다.

하지만 가장 마음적으로 약해질 수 있는 순간에 보였던 선배의 모습은 이후 나의 채용 업무 태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채용운영을 할 때 물론 가장 큰 미덕이자 기본은 정확한 정보 전달과 신속, 정확한 Process 진행일 것이다.

그러나 미슐랭 3스타가 맛과 위생만으로는 쉽게 얻을 수 없듯이, 최고의 채용 담당자가 되는 마지막 화룡점정은 지원자를 따듯하게 반겨주는 감성적인 터치가 아닐까 싶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디자인 씽킹에서 애자일 스크럼 조직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