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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MJ Apr 27. 2024

6번퇴사, 프로 도망러가 되었다. #2

개발자 포기 후 1년6개월의 공백기, 30곳이 넘는 면접과 6번의 도망


4월 1일, 하루 출근만에 퇴사를 한 이후에 바로 다른 곳에 면접을 보고 면접 본 와중에 합격을 하게 되었다. 

이번엔 15명 정도가 있는 작은 중소기업에 IT 사무보조원으로 지원했다. 마케팅, 영업, 광고, 개발, 운영지원, CS, 고객응대, 포토샵, 행정까지 다 해야하는 잡무이지만 가고 싶었던 웹에이젼시였다. 

내가 잘한다면 여러가지 해봄으로써 적성을 찾고 나름 프로페셔널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면접에 들어갔다. 어린 친구가 두장의 설문지를 들고와 회의실로 안내했다. 

설문지에는 질문 문항들이 빼곡히 있었다. 

1. 우선순위 대로 나열해보세요.

가족( ) 학교선후배( ) 동료( ) 회사 ( ) 남자친구( ) 친구( ) 

2. 종교가 있다면 무슨 종교인지 쓰시오. 

3. 혈액형을 쓰시오.

4. 회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쓰시오. 

5. 주량에 대해서 쓰시오. 

등 등


이상한 질문들이였지만 나름 인적성검사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썼다. 쓰고 난 뒤에 면접관 두분이 들어왔다.

대표님께서 바로 합격이라고 하셨고 출근날짜를 조율했다. 그리고 청년지원금을 받아야하는데 마지막 퇴사 날짜가 언제인지 물어봤다. 차마 몇일 일하고 퇴사한 곳은 말 못하고 최근에 2달동안 일하고 퇴사 한 곳만 말씀드렸다. 일한 기간이 짧으니 정부지원 받을 수 있게 고용보험 기록을 삭제할 수 있는지 알아봐달라고 하셨다. 안되도 상관은 없다고 했다. 그 부탁에 조금 난처했지만 대표님께서 먼저 일어나셔서 악수하시며 잘해보자는 태도에 나쁜 사람은 아닐꺼라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일주일 휴식기를 갖고 출근하기로 했다. 일주일동안 더 괜찮은 곳을 알아보며 갈지말지 고민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막상 합격한 곳이 있으니, 쉬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만약 다른 곳에 면접을 보고 합격을 해도 여기가 더 좋은 곳이면 어떡하지라는 걱정도....

무엇보다 면접 후 마중까지 나오면서 90도로 인사하며 잘 부탁드린다며 악수를 청하시는 대표님의 모습에 마음이 약해졌다. 


친구들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친구들은 안가면 안되냐라는 조언을 조심스럽게 해주었다. 

하지만 만약 이번에도 입사하고 도망치게되더라도 너의 선택이고 내 편을 들어주겠다고 해주었다. 


그렇게 난 그 곳에 입사를 하게되었고, 

첫 날부터 퇴사각을 잡게 되었고, 

이번엔 하루가 아니라 4일만에 퇴사를 하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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