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으로 가는 고라니

비가 내린 자리, 고라니가 있다.

by 도로미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출근길
지난밤 또 하나의 생명이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
꺼져있었다.


쿵! 하고 내 심장이 내려앉는다
핸들을 잡은 손에 힘줄이 솟고
백미러로 보니 모로 쓰러져
거센 비를 맞고 있는 너를


차를 세우지도 못하고
그냥 지나가기만 하는
내가 너무 싫고 미워진다.

미안해 아가
너무 비겁하구나.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네가 천국에 갈 수 있게 해달라고

성호를 긋고
주님께 기도하는 게 다구나
부디 다음 생에는
생명을 뺏긴 두려움이 없는
안전한 삶으로 태어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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