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마음을 다 줬던 존재를 위하여
내 주말의 일상은 뚱이가 아프고 나서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매주 토요일이나 일요일
동물병원 선생님의 스케줄에 맞춰
뚱이를 병원에 데려다준다.
항생제를 맞고,
안정되기를 바라며 상태를 지켜보는 시간은
생각보다 훨씬 길다.
보통 6시간에서 8시간.
다행히 병원 근처에는 시립도서관이 있어
나는 그곳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뚱이를 기다린다.
지금도 그렇다.
요즘 나는
무언가를 잃어버린 사람처럼 살고 있다.
특별히 불행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괜찮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상태로
마음이 어지럽고
글이 한 글자도 써지지 않는 노트북 앞에서
나는 의자에 걸어둔 패딩 재킷을 집어 든다.
축 늘어진 패딩은
산책 나가자는 말에
축 늘어져 있다가도
벌떡 일어나던 뚱이를 떠올리게 한다.
도서관 문을 열고 나서는 순간
살결을 에이는 차가운 바람이
멍해진 정신을 바로 세운다.
눈이 갑자기 또렷해지고
느려졌던 발걸음이 빨라지는 것을
의식적으로 눌러가며 천천히 걷는다.
머릿속에서는
‘나는 무엇을 놓쳤을까’라는 질문이
조용히 내 머릿속을 헤집고 있었다.
그렇게 걷다 보니
그리 오래되지 않은 작년 2025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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