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을 덮으며

책장을 넘기다 나는 멈췄다. 아니, 덮었다.

by 도로미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읽다 중간에 책을 덮었다.

곧바로 내겐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마음을 찌르는 듯했다.

책 속에서 그는 선과 악, 도덕과 효율, 이상과 현실의 경계에 서서 고민하게 만든다.

그 고민 속에 그의 강인한 충고 즉 나는 어떤 사람인가?

세상의 차가운 현실을 알고 여전히 따뜻함을 선택할 수 있느냐는 깊은 올림을 던져주었다.


그 순간, 나는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았다.

내 가슴 한가운데에 차디찬 돌덩이가 떨어져 내리는 듯했다.

내가 믿어왔던 것들과는 전혀 다른 결을 가진 말들이 거친 파도처럼 밀려왔다.


나는 그의 말이 완전히 틀렸다고 말할 수 없다.

그가 살던 시대는 전쟁과 음모, 배신으로 가득했던 시절이었다.

어쩌면 그는 그 혼돈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니면 누군가는 살아남도록 돕기 위해

그런 냉혹한 조언을 남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와 다른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

나는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따뜻함을 믿는다.

손끝으로 건네는 작은 친절과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마키아벨리는 아마도 나를 비웃을 것이다.

도로미, 인생이 그렇게 멜랑꼴랑한 줄 아시오?

세상은 당신의 부드러운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오.

세상의 쓴 물을 그렇게 마셔보았으면 이제 정신 차려야지.”


하지만 나는 고개를 저으며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괜찮아요! 마키아벨리. 세상이 나의 따뜻한 말에 귀 기울이지 않더라도

단 한 사람의 마음이라도 밝힐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해요.

저는 여전히 믿어요. 차가운 세상에도 꽃은 핍니다.

눈 속에서도 봄은 오니까요.."


나는 안다. 세상은 때로 냉혹하고 그 냉혹함은 사람들의 마음마저 메마르게 만든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누군가는 여전히 부드러운 말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다.

누군가는 한 문장의 위로로 겨울을 견디고 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부드러운 글을 쓴다.

차가운 세상 위에 아주 조용히 꽃 한 송이를 놓듯이.

그 꽃이 얼마나 오래 살아남을지 몰라도

피어 있는 동안만큼은 누군가의 마음에 온기를 전해줄 수 있을 테니까.


세상은 차가운 지 오래되었다.
어쩌면 마키아벨리는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고 차가운 계산으로 세상을 움직이라고 말했다.

덕분에 세상에는 냉정하고 이성적인 리더들이 생겼다.

그들은 힘과 전략으로 나라를 다스렸고 때론 사람들의 마음마저 다스리려 했다.


누군가는 말한다. 차가운 말은 마음을 얼리고, 그 얼음은 쉽게 녹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그걸 경험했다.
닫힌 마음 안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길을 잃었는지, 그 끝에서 얼마나 외로웠는지를.


그래서 나는 다짐했다.
세상이 아무리 이성적이고 냉정하더라도

나는 감성적이고 따뜻하겠다고.
마키아벨리가 만든 냉정한 리더가 세상을 이끌 때

나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글을 쓰겠다고.

그곳에서 나만의 행복을 찾겠다고.

나는 오늘도 부드러운 말을 적는다.


"마키아벨리! 당신이 피력하는 세상은 선하지 않고

냉정해야 하며 때론 속임수와 폭력이 필요하겠지만

저는 그 속에서 따뜻함을 선택하며 찾아보려 합니다. "



#군주론을 덮으며 #따뜻한 글쓰기 #도로미의 마음 #현실과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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