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이 나의 딸

8화-생일은 너를 위한 날이야

by 도로미

뚱이의 생일이 다가오면 며칠 전부터 기분이 좋아 보였다.
아침마다 꼬리를 힘차게 흔들고, 밥을 먹을 때도 한층 들뜬 듯한 표정.
마치 “엄마, 나 생일이야!” 하고 말이라도 할 것만 같다.
그런 뚱이를 보면 괜히 나도 마음이 들뜨고 미소가 지어진다.

애견카페에서 반려견 생일파티를 하는 사진들을 보면 나도 한 번쯤 해볼까 고민했다.
강아지들이 모여 앉아 예쁜 모자를 쓰고, 케이크 앞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은 너무 사랑스럽다.
나도 뚱이에게 그런 걸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현실은 조금 달랐다. 강아지 케이크 하나에 몇 만 원..
뚱이 얼굴을 닮은 케이크를 상상하니 웃음이 났지만
계산기를 두드리며 다시 현실을 마주한 나는 살짝 씁쓸했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았다.
뚱이가 가장 좋아하는 고기를 사서 직접 구워주기로 했다.
그게 뚱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선물이니까.
촉촉하게 구운 고기를 한 조각씩 앞에 두자, 뚱이의 눈이 초롱초롱 빛났다.
그 표정은 마치 “엄마, 이거 다 나 주는 거야?” 하고 묻는 듯했다.

저녁이 되어 뚱이가 내 손길을 따라다니며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뚱아, 오늘은 너의 날이야. 생일 축하해. 내 사랑하는 강아지.”
내가 조용히 속삭이자, 뚱이는 내 품에 얼굴을 묻고 긴 숨을 내쉬었다.
마치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에 있다는 듯이.

오늘만큼은 세상에 너만 있으면 된다.
뚱이야,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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