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아파트에서 좋은 이웃을 만났다. 휴일 아파트 오피스에서 아이들과 쉬고 있는데 우리가 한국말을 하는 것을 보고 “한국분이세요?”라고 아저씨가 말을 걸었다. 같은 아파트 내 한국인이 있는 줄 몰랐는데 반가웠다. 그분은 아내를 소개해 주셨는데 루마니아인이라고 한다. 낯선 나라 루마니아! 루마니아 하면 동유럽이고 체조선수 ‘코마네치’가 떠오른다. 아내분도 미인이시고 무엇보다 굉장히 밝고 적극적이시다. 우리는 그렇게 좋은 이웃이 되었다. 예쁜 딸이 하나 있는데 우리 딸 영어 이름과 같아서 더욱 반가웠다. 종종 서로 물건들이 오갔다. 한 번은 아저씨가 아는 집 과수원에 가서 사과를 땄다고 가져다주셨다. 감사히 받았고 이후에 남편이 따온 버섯을 갖다 드렸다. 이렇게 서로 정이 오가고 한 번은 집으로 초대해 주셨다. 아저씨가 한국음식도 잘하셔서 잘 먹고 왔다.
아내분 이름이 리디아인데 어느 날 직접 구웠다며 쿠키를 갖다 주셨다. 루마니아식 쿠키라고 했다. 견과류와 땅콩버터를 넣어 굽고 가운데 딸기잼을 바른 것과 그냥 구운 것 두 종류였다. 매우 맛있었다. 그리고 한 번은 농장에서 따왔다며 블루베리를 잔뜩 갖다 주셨다. 결국 우리가 한국으로 떠나는 날까지 도움을 주셨다. 매일 바쁜 일정으로 이삿짐을 다 싸지 못하고 집을 비워야 했는데 남은 살림들을 대신 정리해 주셨다. 또한 주차 벌금 문제로 Court에 의의를 제기했는데 우리가 이미 한국에 온 이후에 받아들여져 check가 발행되었다. 그래서 우리 대신 받아서 한국으로 송금을 해주셨다. 되돌려 받은 벌금보다 한국으로의 송금 비용이 더 들었는데 말이다. 이렇게 좋은 이웃은 끝까지 베풀어주셨다. 포틀랜드가 너무 그리워 일 년 뒤 다시 방문했을 때도 진수성찬을 차려 맞아 주셨다. 오늘은 문득 그 루마니아식 빵과 쿠키가 먹고 싶다. 루마니아도 아직 안 가봤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