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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버킷 Jan 06. 2025

노숙자의 방문

도서관

기분 좋은 마음으로 도서관에 방문했다. 도서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전체적으로 깨끗하고 시설도 좋고 감성적인 도서관이라 더 맘에 든다. 그래서인지 발걸음이 가볍다.


더군다나 2일째 도서관에서 자원봉사하는 날이다. 볕이 드는 도서관은 흔치 않아서 지금 이곳에 하는 도서관은 이용자 또는 직원으로서 맘에 들 것이라 생각 든다.  


도서관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할 일은 점퍼와 가방을 지하 사물함에 넣는다. 그런 다음 '저는 자원봉사자입니다'라는 명찰을 달고 자원봉사 명단에 기입한다. 사서 선생님이 예약 도서를 찾아달라고 한다. 오늘은 12권 정도.. 찾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각 도서의 청구기호에 한국십진분류법(KDC)으로 되어 있다. 1층부터 3층까지 올라가면서 예약된 도서를 찾고 데스크에 갖다 드리러 내려가는데 갈수록 쿰쿰한 냄새가 난다. 이상하다? 아까는 상쾌하고 기분 좋은 냄새였는데??


1층에 내려갔을 때 정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한쪽에는 사서 선생님이 공기청정기를 세게 틀어 놓으시고... 반대쪽은 볕 아래 의자에 앉아 곤히 주무시고 계신 이용자분이 있다. 그 이용자분이... 노숙자였다. 예전에 도서관이 나오는 소설책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내용 중에 노숙자 등장하여 에피소드 재밌게 봤는데 실제로 그것도 지금 이곳에 노숙자분이 오셨다니 놀라웠다. 코를 찌르는 냄새.. 노숙자만의 그 냄새에 사서선생님은 문을 열고 공기청정기를 틀어놓으시기만 했다.  


예약된 도서를 데스크에 놓고 허둥지둥 다시 3층으로 올라갔다. 도저히 오래 있을 수가 없었다. 근데 지금 내가 자원봉사여서 그런 거라고 하지만 내가 만약 사서였다면 나는 과연 어떻게 대처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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