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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배버킷리스트 Jul 28. 2023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정리 안 해요

정리방법


대부분 아이들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여기저기 어질러 놓고 정리를 안 한다. 아이에게 무작정 장난감을 정리하라고 하면 안 된다. 한꺼번에 많은 것을 정리하기엔 아이가 힘들어하여 정리를 안 하려 한다. 그렇다고 부모가 정리를 해주면 안 되고 따라다니면서 정리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니다. 말로 지시하는 것보다 직접 보여주면서 정리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좋고 일일이 정리할 것이 많다면 큰 통에 담아서 정리하는 방법도 있다.


오은영 교수는 "아이가 정리할 수 있는 구역을 정해서 너는 이 부분을 정리하고 나머지는 엄마가 도와줄게"라며 동기를 부여하라고 제시한다.






3학년 아이지만 여전히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한다. 어느 정도이면 장난감 코너에 구경을 하다가 자기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사달라고 조른다. 오늘은 장난감 사러 온 것이 아니기에 안 된다고 했더니 그럼 내가 모은 돈으로 장난감을 사겠다고 한다.


자기 돈으로 장난감을 산다고 하지만, 그러다 보니 집에 장난감이 넘치기 직전이다. 버릴 거 골라서 달라고 했더니 이거는 자기가 아끼는 장난감이라 안되고 저거는 할머니한테 선물을 받아서 안된다고 그럴듯한 이유를 대면서 말한다. 버리면 안 된다는 이유를 알겠지만 신나게 놀고 나면 정리를 안 하니 그게 문제였다.


아이가 인형을 갖고 노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혼자서 중얼거리면서 놀다가 갑자기 다른 장난감을 가지고 온다. 이 상황을 계속 지켜보았다. 과연 치울까? 역시나 치우지 않고 자기 방으로 가서 책을 꺼내서 본다.


아이가 책을 다 보는 것을 기다렸다가 아이는 나를 보면서 묻는다.


아이 : 이제 뭐 하지?

나 : 장난감 놀이는 다 한 거니?

아이 : 응. 뭐 해야 할지 모르겠어.

나 : 엄마랑 00 할래?

아이 : 응

나 : 그 대신 네가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서 정리하고 노래 끝나면 정리 끝나는 거야.

아이 : 좋아요


아이도 나도 같은 노래를 좋아하는 곳이 있다. 조정석이 부른 아로하 노래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아이는 자기가 갖고 노는 장난감을 정리를 하는 동안 나는 빨래를 정리한다. 노래를 들으면서 정리하는 것은 우리만의 규칙이다. 노래가 끝났지만 정리가 덜 되었다면 다시 노래를 튼다.


나도 아이도 서로 노래를 부르면서 정리를 하는데 정리하는 시간이 기분이 좋고 유쾌하다고 할까? 정리하는 것도 기분 좋게 하고 싶었기에 나는 이런 제안을 한 것이다.


아이가 갖고 노는 장난감을 바로 정리하고 다른 장난감을 갖고 놀았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오히려 이것보다는 실컷 놀다가 마지막에 한꺼번에 정리하는 것이 더 낫겠다 싶었다.


물론 이렇게 하게 된 것은 아마도 놀이치료 공부한 이후인가 싶다.


결혼 전 00 어린이집 교사로 하면서 놀이치료를 같이 공부했었다. 그러다 보니 교육과 심리가 약간 거리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교사로서는 역할은 자기가 갖고 노는 장난감을 바로 정리하고 나서 다른 장난감을 갖고 노는 것이 상식이지만 심리 부분에서는 그렇지 않다. 마음이 풀릴 때까지 실컷 놀다가 한꺼번에 정리하는 것이 오히려 아이 심리에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 집에서야 그렇다고 하지만 다른 곳에서는 이러면 안 되기에 이제는 서서히 장난감을 갖고 놀다가 바로 정리하는 습관을 조금씩 들어야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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