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거나 좋으니 책을 사라. 사서 방에 쌓아 두면 독서 분위기가 조성된다. 외면적이지만 이것이 중요하다 -E. A. 베네트-'
아이 책은 아이 방에 주로 전집 위주로 세팅을 해놓았다. 아이가 5세부터 지금까지 지인의 추천에 의해 이것저것 다 사서 책장에 꽂았다. 세계명작동화, 전래동화, 철학동화, 인성동화, 안전동화, 과학동화, 예술동화, 중국문화동화, 영어동화, 위인전, 인물동화, 삼국유사 및 삼국사기 동화, 코딩 시리즈, 수학동화, 국어동화, 지리동화, 탈무드시리즈, 그리스로마신화 동화 전집(한 질에 30권에서 50권 사이)등 대충 세어보니 1,500권 이상이 된다. 이 외에 도서관에서 빌려와서 2주 동안 보다가 다시 반납하기도 하였다.
4년 동안 작년 말까지 책 할부값을 다 갚았고 지금 현재는 학습지만 월 6만 원 정도 나가고 있고 아이가 선호하는 책만 골라서 월 5만 원 내외 사주고 있다. 몇 년 동안 매달 40만 원 사이에 지불하느라 등골 휘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힘들었어도 아이를 위해 잘한 거라 생각이 든다.
이런 말도 있지 않은가. 왕안석에 의하면 '책을 사느라 들인 돈은 결코 손해가 아니다. 오히려 훗날에 만 배의 이익을 얻게 될 것이다'라고...
아이 방에 책과 장난감으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았다. 장난감을 어느 정도 정리하면서 버릴 거 버리자고 해도 아이는 극구 반대를 한다. 그럼 책을 일부 기증하자고 했으나 이것 역시 싫다고 한다. 나중에는 한 질만 기증하기로 했는데 여전히 줄어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어느 날, 유튜브에 이지영의 정리정돈을 보고 가구 위치를 바꾸면서 정리 정돈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제자리에 정돈정돈을 하는 것만 생각했지 가구 위치까지 생각을 못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방에 있는 책을 거실에 놓기로 했다. 주말에 아이는 잠시 친구집에 놀러 가는 사이에 남편과 나는 부리나케 책장을 거실로 옮겼다. 이사하는 것보다 더 힘들었다. 아마도 가구나 책을 우리가 다 해야 했기에..
동화책은 일반 서적보다 은근히 무거웠다. 순서에 관계없이 같은 분류끼리 정리하기 바빴다. 곧 아이가 돌아올 시간이 되었기에 쉼도 없이 부지런히 움직였다. 거실 양쪽 벽에 책장을 놓았고 가운데는 긴 탁자를 놓았다. 독서 분위기가 나도록 독서대와 스탠드도 세팅했다.
집에 돌아온 아이는 집 구조가 바뀐 것에 깜짝 놀라워한다. 그러면서 책장 주변을 돌아보면서 한 권 꺼내더니 탁자에 놓자마자 읽는다. 예전에 엄마가 읽은 책이라 기억이 난다고 하고 특히 '아기돼지 삼 형제 그 이후' 다 읽고 나서 광고하는 내용이 좋다고 하면서...
어제 학교 돌아온 날 탁자 위에 책(도서관에서 빌린 책)이 있는 것을 보고 자리에 앉아서 읽는다. 그전에는 발 디딜 틈이 없어서 들어가서 책을 볼 여유가 없었고 있어도 읽을 공간이 없었는데..
거대한 책장을 옮기느라 어깨, 다리, 손목 등 쑤시지만 아이가 독서하는 습관이 자리 잡은 거 같아 뿌듯하고 저절로 미소가 나온다. 앞으로 쭈욱 이러길 바라면서..
Microsoft의 창업주인 빌 게이츠에 의하면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다. 하버드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이 독서하는 습관이다'라고 하였듯이, 훗날 우리 딸이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집 거실이었다. 00대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이 독서하는 습관이다'라고 하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