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기질의 아이들
삼월 새학기 네 살에서 다섯살반으로 진급을 시키고 신입원아와 함께 학기가 시작되었다.
삼삼오노 각기 어울려서 놀이하는 아이들과 달리 떼를 쓰고 장난감을 집어던지고 지나가는 친구들을 할퀴고 이상행동을 하는 아이가 신입원아로 들어왔다.
당연히 언어지연이 문제일거라 생각했지만 정상적으로 어울리는 아이들은 자신의 의사표현을 말로 또는 행동으로 표출하여 놀이가 진행되기 마련인데, 교구바구니에 있는 장난감을 엎어놓고 온 교실을 히죽이며 뛰어다닌다. 보조교사를 일대일로 배정하고 조심조심 한 교실에서의 동거가 시작된다.
첫 외부나들이 짝꿍손을 잡고 종알종알 즐겁게 이야기 나누며 가는 친구들과 달리 앞장서서 내 손을 잡은 아이는 앞만보고 무조건 뛴다. 아뿔사! 바닥에 뒹굴고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만 가고싶어한다.
하는 수 없이 안았다. 생태공원을 탐색하며 자연을 감상하는 아이들과 달리 자유롭게 휘적이고 싶은 네 마음을 혹시나 잃어버릴까봐 하는 책임감에 안고 첫 견학을 어떻게 마무리했는지 모를만큼 정신없이 다녀왔다.
전전긍긍 아이의 어머님께도 언어지연에 대해 말씀드리고 친구들을 공격하거나 꼬집고 얼굴에 상처를 내는 일이 잦아졌다. '집에서는 잘해요' 그 한마디면 대화중단 매일매일이 전쟁같은 시간들이 지나간다. 하루하루 견뎌내고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까? 라고 생각해보지만 한 학기가 지나도록 그 친구는 여전히 자신만의 세상에서 나오질 못했다. 하는 수 없이 체육수업 참관을 어머님께 부탁드렸다.
체육관 수업날 흔쾌히 참석해주신 어머님께 아이가 다른아이와의 다른점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해 드렸고 '어머님 00이가 다른친구들처럼 선생님의 말에 반응하거나 친구와의 상호작용이 전혀 되지 않아요, 그래서 어머님께서 친구들의 모습도 보시고 00이의 행동을 함께 지며봐주세요'
'저 무서워요' 어머님의 첫마디였다. 첫째아이가 이미 자폐성향의 판정을 받은 상태여서 첫애와는 다른점이 보여서 그 부분이 제일 무서웠다는 엄마의 말에 그럴 수 있겠다 생각했지만 첫째에 이어 둘째도 그러면 함께 치료적인 부분을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았으련만.
'저는 집에서 매를 때립니다' 다섯 살 아이를 매를 때리면 잠시는 아이가 엄마말은 들을 수는 있겠지만'
그 후로도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 여전히 그 아이는 교실을 누비고 우리는 촉각을 세우고 교실을 지킬수밖에.
이럴 땐 어떻게 해야하나?
시간이 지나면 달라진다고 기다려야하나, 부모님의 처분만 기다려야하나, 어찌되었건 다른 아이들과의 교감이 전혀 되지 않고 공격성이 점점 심해져 교사를 깨물고 손톱으로 할퀴는 행동이 반복되어 함께 있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퇴소결정을 내렸다. 어렵다, 공격하는 아이는 쉼 없이 공격을 하고 상대방의 아이의 부모님은 이해되지 않아서 화가나고 ....
출산율이 낮아지고 가정마다 아이들이 한 두명씩 밖에 없어서 너무 귀하고 귀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 해야할 행동과 하지 말아야할 행동은 반드시 가르쳐야하는때 인데 그런 상황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중온적 입장이 참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