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행복
햇살이 따스한 봄날 시골집 마당가에는 겨우내 얼었던 물이 녹았다. 푸릇푸릇 미나리가 돋아나 하나씩 칼로 나물 캐듯 잘라서 연한 미나리를 데치지 않고 초무침을 했다.
고추장, 고춧가루, 식초, 설탕, 참기름 넣고 양파도 숭숭 썰어 조물조물 무치니 따스한 햇살아래 마주 앉은 그대의 술안주가 되었다.
추위를 많이 타는 그 사람은 겨울 점퍼를 입었지만
주말이면 따스한 햇살아래 막걸리 한 잔 놓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지내왔던 우리들의 2020년 봄날
그날에 우린 돋아난 미나리처럼
싱그런 봄을 온몸으로 맞이했다.
마주 앉은 그대가 있었기에…
고남리의 봄날 중에서
초봄 고남리 마당가에는 돌미나리가 많았다. 푸릇푸릇 겨우내 얼어있던 물이 녹으면 제일 먼저 기지개를 켜고 초록빛 잎사귀가 자라났다. 주말이면 마당가에 쑥쑥 올라온 미나리를 칼로 잘라서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었다. 흰빛 줄기가 아기피부처럼 포동포동 자라나 향긋한 내음이 일품이었다.
한 바구니 캐서 삼겹살 구워 먹을 때 같이 싸 먹거나 구워 먹기도 하고 어린 돌미나리는 갖은양념 넣고 새콤달콤 무쳐서 접시에 담아 놓으면 그 맛이 참 좋다. 막걸리 한잔에 따스한 햇살아래 앉아 파란 하늘과 흘러가는 흰구름을 벗 삼아 막걸리 안주로 즐겨 먹었다.
날씨가 점저 따뜻해지면 미나리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났다. 놀러 온 지인들은 산골짜기 흐르는 물에서 자라난 미나리를 참 좋아했다. 낫으로 쓱쓱 베서 박스에 담아주면 너나 할 것 없이 좋아했다. 그 덕분에 따스했던 고남리의 봄은 그렇게 깊어갔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봄날 고남리에서의 따스했던 봄날은 초록빛 미나리와 함께 곁들어 마시던 막걸리처럼
그렇게 우리들의 기억 속에 지금도 기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