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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샘 Sep 04. 2024

나에게

 숙이에게

  안녕!

오랫만에 너에게 인사를 건네본다.

그동안 잘 지냈니?

아내라는 이름으로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시간속에서 너의 존재를 잊을만큼 열심히 살았던 너를 인정해

단발머리 동네 꼬마시절 부터 자치기, 땅따먹기, 고무줄놀이, 고구려신라백제놀이, 고무줄놀이 무엇이든 즐겁게 재미나게 최선을 다했던 너였지!

여섯남매중 넷째로 언니 오빠 타지살이 할 때 엄마 아부지 딸 노룻 동생들 언니노릇도 열심히 해냈던 너

결혼전까지  동생 학비벌고 아픈엄마 챙기고 늘 애썼던 너였지!

결혼하고 친정엄마 홀로두는 게 마음아파 명절 때 다녀오면 오는 차 안에서 내내 눈물짓던 너였어. 모실수 없는 죄송함에 늘 마음이 쓰였지.

결혼하고보니 친정부모 먼저 챙기지 못함이 늘 마음의 짐으로 남았었단다.

숙아!

그래도 시부모님께 매주 안부전하도 자주 드리고 명절이면 일주일전에 내려가 시부모님 챙겨드리는 막내며느리로서의 네가 참 대견해.

좋아서 결혼했는데 참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시간이 오래걸리더라, 결혼생활 수업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스물다섯 삼월 신혼여행에서 돌아오니 온전히 일상생활의 모든부분을 경험없이 교육없이 실전에 투입된 느낌이랄까, 연애할때는 알지 못했던 습관, 입맛, 성격, 생각이 다름을 느끼면서 참 고민도 많았고 혼자서 울기도 많이 울었더  시간동안 넌 많이 성장했어.

그래도 네가 임신을 하고 아기를 낳으며 엄마로서의 삶에 즐거움을 찾고 나보다는 아기의 안위를 걱정하고 아이 입에 들어갈 먹을 것을 준비하며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뉘시며란 가사처럼 나 보다는 아기가 먼저인 엄마가 되었지. 그래서 엄마가 된 너는 나의 엄마를 이해하고 엄마의 삶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지.

그렇게 시간게  흐르고 넌 아내로서, 엄마로서, 며느리로서 그리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돌보는 교사로서

늘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열정적인 너를 기억해.

참으로 치열하게 살아냈던 시간들속에서 작고 소소한 기쁨의 순간들로 인해 넌 견뎌왔고 늘 곁에서 너와 다름을 가진 남편으로 힘들때도 있었지만 다르기에 또 좋았던 부분도 많았고 함께였기에 지금까지 네가 걸어왔던 길을 걸을 수 있었을거야.

힘들고 지친 너에게 늘 함께 걸어주고 자연속으로 들어가 위안을 삼을 수 있었던 건 어린시절 따스한 부모님의 성품과 산에서 들에서 뛰어다니며 천방지축 마음껏 놀았던 시간들이 참을 수 있는 인내력과 물려받은 따스한 성품을 갖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어느 새 육십년 여전히 넌 그 길을 걷고 있고 묵묵히 걸어가는 너를 응원해. 

숙아! 지금처럼 하늘, 하늘, 바람, 나무, 꽃들 사이에서 소소하고 작은 행복들을 느끼고 감사할 주 ㄹ아는 네가 되기를 바라고 기도할께

늘 건강하고 많이 웃고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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