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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 압둘

No mercy 닥터 탐슨

Victoria and abdul 빅토리아 & 압둘  2017년에 나온 영화로 1892 년부터 1901 년까지 빅토리아여왕과 압둘카림의 신분을 넘어선 우정을 다룬 영화이다. 절대권력의 여왕과  

Indian Muslim servant 인도-무슬림 식민지 평민출신 압둘의 인간대 인간의 영혼에 소통을 주제로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배우들의 흡입력 있는 연기도 뛰어나고, 빅토리아시대 고품격 의상, 궁전안과 가든, 외부 길거리 배경 등 볼거리도 많다.  있었을법한 구성요소들과 여왕과 압둘의 대사를 전통 브리티쉬 악센트와  인도 악센트로 오가며 장면 하나하나를 실감 나게 사실적으로 잘 표현한 영화이다.

내가 가장 인상 깊게 본 장면은 압둘이 돌발적으로 여왕의 발에 입맞춤하며 영광을 표시한 장면이다.

" 너 뭐 하는 거야 죽고 싶어? 여왕님께 무슨 짓이야 "  

잘못하면 목이 날아갈 만큼 무모한 행동이지만, 이는 빅토리아 여왕의 맘을 사로잡는다.  후세의 사람들에게  영화로까지 기억하게 될 그들의 우정의 시작은 압둘의 즉흥적이며 용기 있는 행동으로 시작된다.  

이제껏 살아왔던 내 인생의 여정 동안  부모나 배우자가 아닌 누군가에게 무한한 사랑과 격려를 받아 본 적이 있는가?  만일 기억 못 하겠다면 미안 하지만 당신은 아직 오래오래  더 살아야 할 사람이다. 그래야 남들 다해 본 행복한 경험을 해보고 당신 인생이 허무하고 억울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억을 못 할 뿐 분명히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있다. 정도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사실 아주 많다. 그런 기억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맘에 품고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물론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겠지만, 미국 대학들은 대부분 시골 한복판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국 음식이 먹고 싶을 땐 한인 식당이 있는 대도시까지 주말에 2시간 걸리는 거리까지 차로 운전하고 이것저것 장보 보면서 여럿이 한국식당 가서 밥을 먹고 오는 경우가 대분이다. 시골 산골에서 읍내 5일 장터에 나가 국밥도 먹고 겨울엔 목욕도 한 번 하고 오고 그런 개념말이다.  오랜 유학생활을 하다 보면 한국에서의 학벌을 잠시 망각하는 경우가 생긴다. 같은 도서관, 학생식당, 한국 유학생들끼리 어울려 놀다 보니, 그냥 섞여 내가 어느 대학 출신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착각을 하고 살았던 때가 있었다.  설레고 신나는 주말 장보기와 맛있는 된장찌개 먹는 즐거운 시간을 망친 사건이 한번 있었다.


A 나보다 4 살 많은 S대학 출신

B 나랑 동갑인 S대학 출신

C  지방대 출신이며 시골 출신인 나


A:   B야! 어제 장모님께서 전화하셨는데 , 우리 처제가 아직 시집 안 가고 일만 한다고 걱정이시잖아.

     처제도 우리 같은 S대 출신이야. 지금은 대기업에서 일하고 있어. 근데 시간이 없어 사람 만날 시간도 없나 봐.  너 혹시 후배나 친구들 중에 소개해줄 사람 없냐?

B:  후배나 친구들은 다 사귀는 사람들 있던지... 결혼했지.  C 있잖아요.  여기 C 소개해 주면 되겠네 ㅋㅋㅋ

A:  야 장난치지 말고 인마 ㅋㅋㅋ.  부탁이야 좀 알아봐. 네 와이프한테도 좀 물어보고


'된장찌개가 코로 들어 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 줄 모르겠다. 분위기 파악 안 되는 인간들 같으니, 굳이 셋이 밥 먹는데 이런 이야기를 왜 꼭 지금 해야 돼.   [ 장난치지 말고?]  나는 S대학교 안 나왔으니 까 처음부터 안 될걸 아닌까 장난친 거냐고 물어봤나?    이미 나를 알고 있는데 왜 나한테 안 물어보고 B 너한테 물어보냐? 이게 장난친 것처럼 보였나? '

 그래, 나도 현실이 어떤지 잘 안다고! 근데 꼭 이 상황에 타이밍 절묘하다 진짜! 밥 맛있게 먹고 있었는데 힝


A:   C 운전하느라 수고했다. 우리 집에서 맥주 한잔하고 가

C:   아닙니다. 아까 너무 많이 먹어서 속이 불편합니다. 소화도 시킬 겸 달리기도 좀 하고 오늘은 일찍 자려고요 "

B: 아까 많이 못 먹는 것 같던데.......

나는 나를 사랑하기로 했다. 나 혼자 자격지심에 속 좁은 놈 될까 봐 그냥 달리고 있다. 눈을 들어보니 벌써 밤하늘에  별들이 반짝이고 있구나.


다음날 아침 복도 저 끝에서부터 익숙한 목소리 가 쩌렁쩌렁 들려온다. 닥터 탐슨 목소리다. '오늘은 또 어느 불쌍한 희생양이 저 무서운 양반한테 개죽음을 당할까? '

닥터 탐슨은 젊은 시절 올림픽까지 나갔던 수영선수 출신에

 185cm 거구이다. 글도 잘 쓰고 그림까지 잘 그려  말 전문 수술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본인 혼자 집필할 정도로 똑똑하고 예술적 재능도 뛰어나다.  많은 말전문 수의사들이 그에게 직접 수술법을 배우기 위해 멀리서도 그를 만나러 온다. 소문인지 진짜인지 확인은 못했지만 규모가 큰 말농장 주인들이 그와 컨설팅을 하기 위해 매달 전용기를 보내 그를 모시고 간다고 한다.   한 카리스마 한다는 학장도 닥터 탐슨한테는 꼼작 못한다. 천재들이 가진 그 특유의 괴팍함과 잔인하고 인정사정없는 과격한 막말로  거의 모든 여학생들을 울리고 조금이라도 멍청해 보이거나 질문에 답을 못하면, 같은 방, 같은 건물 안에 있는 게 창피하다고 무안을 준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인종차별주의자는 아니다. 피부색깔로는 차별하지는 않는다. 실력 없고 게으른 학생으로 찍히면 그냥 끝이다. 말에 대해선 배워본 적이 거의 없는 나는 실력도 없고 영어 실력도 전체 학생 중 일본에서 온 히데키 다음으로 제일 나쁘다. ( 미안하다 히테키, 난 학교 끝날 때까지 늬가 하는 말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라 ). 근데 닥터 탐슨은 나를 무척 좋아한다.  빅토리아여왕처럼 절대 권력을 가진 그가 잘하는 게 하나도 없는 나를 무조건적으로 아껴준다. 내가 하는 말은 무조건 좋은 아이디어라고 해준다. 나는 큰 잘못을 해도 혼내지도 않는다.

 

열린 문으로 침 튀기며 악을 쓰는 닥터탐슨 앞에 고개 숙인 A가 보인다.  닥터 탐슨이 나와 눈이 마주쳤다. 나한테 공중에 빈 컵을 쥔 제스처를 보낸다. 나는 고개를 크게 끄덕이고 지하 2층에 있는 카페테리아까지 10초 만에 내려갔다. 엘리베이터 기다릴 시간도 없다.  저번에 [장나라 겨울이야기] 음악 다운로드하여 시디 복사 해준 뒤로부터 나한테 아주 호의적인 짐이 보인다. 얼른 아이스커피를 받아 들었다. " 닥터 탐슨 앞으로 달아놔 "  두 계단이 아닌 세 계단씩 점프하며 30초 만에 닥터 탐슨 방에 도착했다.  

" 여기 있습니다. "  

" A  나가봐 "   나도 같이 나가려는데  

 " C는   잠깐 앉자 봐."  

" 너 군대에서 똥탑 부순 이야기 한 번만 더 해줄래, 주말 파티에서 여러 명 있는데 그 이야기해 줘서,  대박 히트 쳤잖아! 다들 너무 더러운데 재미있다고 난리가 났어. 자식들 내가 얼마나 유머가 있는 줄도 모르고 말이야 하하하  "   나는 또 오버액션해 가면서 강원도 전방에서 영하까지 떨어진 날씨에 굳어버린 똥탑을 내가 젤 짠 밥이 낮아서 오전 내내 부수다가 똥가루가 얼굴에 튀었는데 땀이 나니 가루가 땀에 젖어 진짜 똥덩어리로  변신한 이야기를 신나게 해 줬다. 사실 이 이야기를 5번 넘게 한 것 같다. 처음에 말똥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닥터탐슨 신발에도  약간 묻었는데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바닥 치우면서 닥터탐슨 신발 위에 말똥도 같이 치웠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나는 말 똥 같은 것 하나도 안 무섭다. 군대에서 똥탑도 깨부수면서  얼굴에 묻히며 치웠다고 대수롭지 않은 거라 말한 게 닥터 탐슨 유머코드랑 딱 맞았나 보다. " 이 친구  너무 재미있어 하하하 "  그 뒤부턴 난 절대 혼이 안 났다.


"근데 A 있잖아, 저번에 B도 그러더니, 왜 모르는데 아는 척해서 사고 치냐? 뭘 물어보면 대답도 성의 없이 하고 말이야,  개네 혹시 학교가 문제니? "

A와 B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좋은 대학교 출신이고 나는 지방대 출신이라고, 학교 문제가 아니고 다 아는데 표현에 문제일 수도 있는 것 같다고 몇 분 동안 설명을 했다.

“그래 넌 참 겸손하다. 친구들 편도 들어주고 말이야. 그래서 맘에 들어! 멋진 놈!  나는 네가 꼭 해낼 거라 믿는다

 I believe in you! " 그리고 네가 꼭 훌륭한 수의사가 될 거라 믿어. “


저기 풀이 죽어있는 A가  보인다.

 " 닥터 탐슨 아직도 화 많이 났냐? "  

" 지금은 커피도 마시고 괜찮아 보여요"

 " 너는 자존심도 없냐 커피 심부름이나 하고?  우리가 공부하러 왔지 뭐 커피 나르러 왔어? "

" 나한테도 항상 커피 반잔 나눠줘요. 나도 공짜로 마시고. 좋죠 뭐 허허허 "


불쌍하다고?  아니 난 사실 너무 행복했다. 그래서 내가 받은 친절과 신뢰를 똑같이 어린 학생들, 손님들, 환자들한테 똑같이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실력은 어떨지 몰라도 내 손님들과 내 환자들에 대한 내 열정과 노력은 어느 누구 못지않을 자신이 있다. 그것이 내가 받은 친절과 믿음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병원 청소를 다 끝내고 집에 막 가려는 도중, 트레이시란 8살 먹은 피불테리어를 키우는 미세스 산체스가 울먹이며 병원 안으로 풍폭처럼 들어왔다. 트레이시가 생식기 부위에서 피고름을 흘리며 일주일이 넘게 밥도 안 먹고 누워만 있어서 그냥 들이닥쳤다고 한다. 이머전시 가 봤자 의사소통도 불편하고 큰 수술을 할 형편도 안 된다고 한다.   같이 온 미세스 산체스 딸처럼 보이는 여자아이도 옆에서 트레이시를  안고  울고 있다. 스페니쉬로 뭐라고 서글프게 말을 하는데 내가 스페니쉬를 못 알아 들어도 대충 무슨 내용인지 짐작이 간다.

환자 파일을 열어 봤다. 중성화가 안 되어있다.

전형적인 Pyometra 자궁축농증 케이스다. 중성화 수술이 안 된 여자애들은 8살에서  9살이 넘어가면 Pyometra 자궁축농증이 생각보다 잘생긴다.  자궁축농증이란 문자 그대로 간염으로 인해 양쪽 자궁에( 사람은 단일자궁이지만 개들과 고양이는 자궁 아랫부분만 붙어있고 뿔처럼 나뉘어 있는 쌍각자궁이다. ) 농이 쌓이고 축적돼서 독이 온몸에 펴져 서서히 죽어가는 병을 말하다.


집에 가려고 가방을 싸고 있던 게비와 프랭크를 붙잡았다.

" 트레이시 오늘 저녁때 수술 안 하면 죽어 알지? "

"미세스 산체스가 돈도 없는데 응급실을  어떻게 가냐? "

"너네 그러고도 오늘 밤에 다리 뻗고 편히 잠잘 수 있겠냐?  인정머리 없기는, 저 여자애를 봐, 울고 있잖아 "

"난 우리가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케이스를 시도도 안 해보고 포기해서, 평생을 후회 속에 살고 싶지 않다. "

"내가 치사하게 이런 말 까진 안 하려고 했는데 프랭크 너네 이모 고양이 작년에 요도 막혀서 죽을 뻔했을 때 내가 집에도 안 가고 응급으로 마취해서 요도에 카테터 연결해서 그날 밤새면서 치료한 거 기억하지?  그때 치료비도 하나도 못 받고 말이야 "

"나 혼자 수술을 어떻게 하냐, 트레이시는 너네가 살리는 거야, 우리 한번 해보자 응 "

새벽까지 이어진 자궁 축농중 수술과 후처치로 우리 셋다 파김치가 되었다.  미세스 산체스 딸 그레이스가 눈물을 흘리며 계속 고맙다고 말한다.  나는 웃으며 닥터 탐슨얘기를 해주며, 그분께 고마워해 달라고 해준다. “I believe in you. ” 이 말 한마디가 내 인생을 바꾸어 놓았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까지도 나를 신뢰해 줬던 그분의 말처럼 살고 싶다. 나에 친절을 통해 그레이스도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베풀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때 주저 없이 도와줄 수 있는 멋진 사람으로 자랄 수 있는 친절과 신뢰란 씨앗을 가슴에 심어주고 싶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 욥기 8장 7절 )  

 선한 것은 처음 시작은 매우 미약해 보여도  나중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창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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