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변화하고 싶은가, 아니면 지금을 유지하고 싶은가
한 동안 글을 못 쓰고 있었다.
바쁜 것도 한 몫했지만, 쓰고 싶은 것들은 많은데 이걸 어떻게 풀어야 하나 막막했다.
써야 하는데, 써야 하는데 생각만 하고 쇼츠를 내리는 일상을 보내다가 최근 교보문고에서 주문한 이창섭의 <적당한 사람> 에세이 책을 집었다.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은 적당한 감정과 함께 호기심에 구매한 책이었는데, 이창섭의 글을 읽으니 무척 글이 써지고 싶었다.
그래서 무작정 책을 읽다 말고 브런치스토리를 켰다.
아무것도 없는 하얀 바탕에서 잠시 고민하다가 글감을 가져오려고 구매한 핑크색 새를 휴대폰에 가져다 대니 요 근래 제일 많이 하는 고민을 물어다 내 앞에 놓았다.
Q. 나는 변화하고 싶은가요, 아니면 지금의 상태를 유지하고 싶은가요?
한 회사의 재직기간이 길어질수록 딜레마에 빠진다. 회사의 재정난으로 많은 사람들이 퇴사했지만, 여전히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직원도 있다.
그중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나와 함께 있던 사수 두 분은 각자 다른 회사를 선택했고, 나는 그들의 업무를 인계받아 나쁘지 않은 연봉을 받게 되었다.
나쁘지 않은 연봉, 이게 지금의 나를 붙잡고 있다, 어쩌면 그 연봉을 핑계로 내가 자진해서 남아있는 걸 수도 있다.
그다지 바쁘지 않은 회사에서 1인 3 역할을 하는 나를 안타깝게 쳐다보는 시선도 종종 있지만, 매일이 전쟁 같지는 않은 터라 묵묵히 출근을 하고 있긴 하다. (사실 그렇게 바쁘지도 않다.)
특별할 게 없으면 칼퇴를 하면서 운동을 하러 가거나 데이트를 하러 간다. 작년부턴 독서모임을 주최해서 매주 운영하고 있다.
어찌 보면 지금의 일상은 굉장히 안정적이다.
나쁘지 않은 월급과,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퇴근 후의 자유.
그렇지만 마음 한 구석에선 계속 변화를 갈망한다. 본업에서의 발전을 하려면 지금의 회사보다 연봉은 낮을지라도 부딪히고 깨져봐야 정신을 차리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N잡에 뛰어든 것도, 블로그니 유튜브니 이런저런 것들을 시도하며 주말에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지만, 단순히 부업으로 돈을 벌 거야 라는 마음보단 좋아서 시작하니 계속하려는 마음이 크다.
사실 이 N잡이 내 본업으로 될 수 있을지도 모르는 터라 지금은 본업이 주는 안정감에 부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기에 이 둘에서 괴리감이 온다.
회사에 출근하면 본업의 부족함을 깨닫는다.
여러 강의나 다시금 자격증 공부를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이내 그 마음은 눈 녹듯 사라지고 나는 다시
N잡에 빠져들곤 한다.
그저 그런 상태로 본업도 마주하고, N잡도 마주한다.
딱히 지금의 삶도 나쁘지 않잖아? 하고 생각도 들지만 그럼에도 변화를 갈망하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답을 내리기 위해 이 글을 쓴 건 아니지만-어쩌면 하소연일수도-계속 쓰고, 고민해 보고, 살아가다 보면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글을 쓰면서 든 생각은 다가오는 하루를 열심히 붙잡아봐야겠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