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살지 않는 내가, 왜 브런치에 글을 쓰게 됐을까.
그 질문은 나에게도 낯설다.
나는 20년 넘게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살고 있다.
내 주소도, 언어도, 일상도 이곳에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내가 겪은 이야기들을 한국어로 남기고 싶었다.
누군가와 나누고 싶을 때,
나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언어는
아직은 여전히 ‘한국어’다.
오랫동안 문화탐방을 기획하고,
강좌를 열고, 현장을 기록해 왔다.
그런데 바쁘게 달리던 시간이 멈추자
머릿속에 쌓여 있던 이야기들이
하나 둘,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기억하니?
그 시장 냄새,
그 거리의 조용한 풍경,
그날 들었던 한마디.”
그런 기억들을 글로 꺼내고 싶었다.
정리된 보고서도 아니고, SNS 짧은 글도 아닌,
조금 느리고, 따뜻한 문장으로 남기고 싶어서
나는 브런치를 선택했다.
나는 지금도 여전히 ‘외국’에 살고 있지만,
내 마음속 언어는 여전히 한국 안에 있다.
이곳에서 쓴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 조용히 닿을 수 있다면,
멀리 있어도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는 걸
느끼게 될 것 같다.
그렇게 나는 오늘,
자카르타에서 브런치 첫 글을 올린다.
by 23년 차, 자카르타 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