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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rever young Nov 15. 2022

[다큐 리뷰] 아메리칸 팩토리

미중 패권 전쟁의 노동 버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아메리칸 팩토리>의 포스터

감독 : 스티븐 보그나, 줄리아 라이커트

촬영 : 스티븐 보그나 외

별점 : ★ ★ ★ ★☆

추천 : 추천

한 줄 평

미중 패권 전쟁의 노동 버전, 종군 기자의 시선으로 담아낸 다큐


미국과 중국의 충돌은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이라고 할 만큼 필연적이다. 기존 패권국과 도약하는 신흥 강국과의 충돌. 예전에는 군사적 충돌이었으나 근래는 다르다. 미소 갈등이 정치적으로(소련 해체), 미일 갈등이 금융적 방법으로(환율) 해소되었다. 현재 진행형인 미중의 갈등은 어떻게 진행되고, 고조되고, 해소될까?


이 다큐에서는 양국의 노동에서 충돌을 보여주는 것이 흥미롭다. 미국의 제조업을 상징하는 자동차 공장이 2008년 문을 닫은 자리 오하이오 테이톤시, 실직자들이 넘쳐나 침체된 이곳에 중국의 자동차 유리 회사 푸야오가 2016년 들어온다. 그 덕에 2천여 명의 일자리가 생기고 거리는 새로운 희망으로 생기가 돈다.

푸야오 공장의 개소식

 푸야오의 차오 회장은 중국인이 미국에서 공장을 운영한다는 것이 가진 역사적 상징성을 인식하고 양국의 문화를 상호 존중하면서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공장 정상 가동을 위해 협력하는 모습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불평이 나온다. 중국인 관리자는 굼뜨고 새로운 일에 적응이 늦은 미국 노동자를 탓하고, 미국 노동자들은 세련되지 못한 중국인의 지시가 불만이다. 공장의 안정화는 늦어지고 불량률은 내려가지 않는다.

노동 환경과 문화적 차이로 갈등이 시작됨

 상호 간 견해 차이를 줄이고자 미국 노동자들을 중국 공장에 견학을 시켜 중국인들처럼 일해주기를 바란다. 회사에 헌신하고 직원들끼리 가족같이 대하는 중국인 노동자들을 본 미국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배워야 할 점을 인식하고 개선해 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관습의 차이, 문화의 차이가 좁혀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중국 공장을 견학 온 미국 노동자들에게 보여주는 중국인의 회사 단합대회 모습

 결국 미국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조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생긴다. 중국 관리자는 노조는 공장의 효율을 더 떨어뜨릴 것이라며 노조 결성을 막으려 하고, 이 문제는 같은 미국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나뉜다. 어렵게 얻는 일자리를 잃게 될까 노조 결성에 반대하는 쪽과 찬성하는 쪽, 결국 투표 결과가 나오는데...(스포하지 않겠으니 직접 보시길)

노동조합을 결성하려는 움직임

 다큐 마지막은 자동화되고 있는 공장을 보여준다. 노동 문화의 차이로 대립하는 양측 노동자들은 자동화 공정과 로봇에 의해 대체된다. 서로의 감정을 살피며 가르치고, 협력하고, 때론 지시하던 사람들은 사라지고 전기 꼽고 프로그램 입력하면 공장이 돌아가는 때가 온 것이다.

공정 자동화를 위해 투입될 공업용 로봇

 다큐의 마지막은 촬영한 것이 아닌 현재의 푸야오 공장의 상태를 알려준다. 자동화 이후 공장의 재무 상태는 흑자 전환했으며 아주 잘 돌아가고 있다고 한다. 공장은 해피엔딩인데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그렇지 못하다. 그들의 숙련된 노동력은 로봇에 의해 대체됐다. 어렵게 습득한 노하우는 아무 데도 쓰일 곳 없는 무의미한 것이 됐다. 지금 로봇을 운영하는 노동자들도 스마트 팩토리화가 가속화되면 모두 일자리를 잃을 것이다.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지만 자신의 일로 맞은 사람들에게는, 그것도 불과 3년 만에 일어난 일이니 충격이 클 것이다.


이 다큐의 부부 감독과 오바마 부부와의 만남

 지금은 계획을 잘 세워서 문제를 해결하는 시대가 아니라 빠르게 적응하여 살아나가야 하는 시대다. 계획을 세우기에 변화와 혁신이 너무 빠르다. 예전이면 한 시대를 풍미할 만한 기술이 짧은 기간에 저물고 전혀 다른 새로운 기술을 요구한다. 주산으로 계산하는 기술, 타자기 치는 기술, 도장 파는 기술은 현재 가치가 전혀 없다. 브라운관 TV, 비디오테이프, CD, DVD는 거의 사라졌다. 외장 하드나 메모리 카드, 유선 이어폰도 잘 쓰이지 않는다. 사라질 것 같다가 다시 부각되는 것이 없지 않으나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볼 수 있는 미래는 보고 대비하고 적응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다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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