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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rever young Mar 30. 2023

chatGPT는 왜 거짓말을 하나

언어와 거짓말의 기원

인간은 어떻게 언어를 할 수 있게 되었나?


많은 동물들이 발성과 청각 기관이 있지만, 인간의 언어와 같은 복잡한 것을 가지지 못했다. 위협, 경고, 구애 등 몇 가지 단순한 표현에 그친다. 의사소통이라는 면에서 그 복잡도는 인간의 언어에 비할 바가 못된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었을까?


발성기관 측면 - '말에 뼈가 있다.'는 해부학적으로 맞는 말


가장 중요한 이유는 설골(Hyoid Bone)을 가졌기 때문이다. 

설골

이 설골이 다양하고 복잡한 소리를 만들어 내어 언어적 표현이 가능하게 되었고, 이것을 가진 종은 현 인류,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이 있다. 즉, 두 종이 지구상에 같이 있었을 때, 두 종 모두 언어 사용이 가능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청각기관 측면 - 손은 눈보다 빠르고, 귀는 눈보다 정밀하다.


인간의 청각기관

인간의 청각기관도 다른 동물에 비해 비교적 정교한 편이다. 가청 주파수가 달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 복잡한 인간의 언어에서 발음의 차이를 잘 구분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인간의 눈의 경우 '착시'라는 오류가 많은데 비해 청각은 정밀하고 섬세하다. 그래서 전자기기에서 눈으로 볼 수 있게 하는 화면 장치의 가격보다, 귀로 듣게 하는 음향 장치의 가격이 훨씬 비싸고, 음향 마니아가 많은 이유가 되기도 하다.


인간은 왜 언어를 사용했나 - 수렵인들에게 언어가 필요한 이유


현생 인류의 선조 두 종이 모두 언어 사용이 가능했다면, 다음 질문은 '어떤 용도로 사용했을까?'이다. 수렵 채집을 할 때, 더 성공적인 사냥과 위험으로부터 자신과 종족을 지키기 위해 사용했을 것이다. 이 목적을 요즘 말로 하면 '뒷담화'이다. 뒷담화가 언어 사용의 가장 중요한 용도가 되는 이유는, 먹이 사슬에서 중소형 포유류였던 인류가 대형 포유류를 집단 사냥할 때 서로에 대한 정보가 꼭 필요했기 때문이다. 누가 힘이 세고, 누가 빠르고, 누가 멀리 볼 수 있는지 아는 것이 사냥과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누가 누구와 사이가 좋은지 나쁜지, 누가 뒤에서 나쁜 짓을 하고 있는지 알아 두는 것도 필요하다. 지금 현대의 언어생활에서도 뒷담화에 적합한 어휘와 문장이 잘 발달되어 있다. 뒷담화는 인류의 종특이다. 


언어가 가능한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 사이의 경쟁


동시대를 살았던 두 고대 인종에서 호모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을 이긴 이유가 무엇일까? 덩치와 근력에서 네안데르탈인이 오히려 압도적 우위에 있었는데도 생존경쟁에서 밀린 것은 무리의 규모가 작았기 때문이다. 네안데르탈인의 무리는 50명 정도였는데 반해, 호모 사피엔스는 500명도 넘게 무리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호모 사피엔스가 더 큰 규모의 무리를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허구의 말,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 뒷담화의 진실한 정보로 꾸려갈 수 있는 무리의 규모는 150명이 한계라고 한다.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그래서 서로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의 협력을 이끌어 내려면, 공통적으로 믿는 '신화'와 같은 매력적인 거짓말이 필요했다. 이런 허구가 서로 정보가 부족한 낯선 사람들끼리 성공적 협력을 쉽게 이끌어 냈다. 그래서 대부분의 건국 신화가, 곰이 사람이 되었다거나, 알에서 사람이 나왔다거나 하는 황당한 허구다. 종교의 탄생도 마찬가지다. 진실을 가지고는 종교가 되지 못한다. 진실을 담고 있는 과학책은 인기가 없고, 매력적인 허구를 그린 소설은 인기가 있다.


chatGPT가 거짓말을 하는 이유


컴퓨터 사이언스 101, 즉, 전산학입문 수업에 들어가면 꼭 듣게 되는 말이 있다.

GIGO (Garbage In, Garbage Out)
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가 나온다.


chatGPT는 이미 나와있는 자료를 학습한 것을 토대로 대답하는 것이다. 그런 AI가 거짓말을 한다면 알고리즘도 살펴야 하지만 인간이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기록했느냐도 생각해야 한다. AI의 거짓말을 환각(hallucination)이라고 하는데, 말뭉치의 조합에서 확률이 높은 것을 선택하는 알고리즘이라 발생한다. 질문을 거짓말로 하는 경우 발생할 확률이 높다. 


그나저나, 사소한 빈말도 불편함을 느끼는 나는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를 많이 가져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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