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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rever young Jul 17. 2023

[영화 리뷰]미션 임파서블:데드 레코닝

재미와 깊이, 볼거리와 생각거리를 모두 담은, 여행 기념품 같은 영화

NO 스포 zone -----------------


한 줄 평

재미와 깊이, 볼거리와 생각거리를 모두 담은, 여행 기념품 같은 영화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감독 : 크리스토퍼 맥쿼리

출연 : 톰 크루즈, 헤일리 앳웰, 빙 라메스, 사이먼 페그, 레베카 퍼거슨, 바네사 커비, 에사이 모랄레스, 폼 클레멘티에프 외  

개봉 2023.07.12.










이 영화의 주된 대립 구조는 디지털 vs 아날로그, 운명결정론 vs 자유의지론이다. 볼거리는 디지털 vs 아날로그 대립에서, 생각할 거리는 결정론(determinism) vs 자유의지(free will)에서 나온다.


우리 삶은 우리 선택의 합이야. 그래서 우리는 과거에서 도망갈 수 없어.
Our lives are the sum of our choices and we cannot escape the past.

유진 키트리지의 대사 중에서



https://www.youtube.com/watch?v=92h-aXeBnxU


디지털 vs 아날로그

엔티티라는 디지털 빌런에 대항하는 것은 아날로그다. 첫째, 십자가 열쇠(key). 인공지능을 파괴할 수 있는 무기가 물리적인 열쇠라는 설정이 흥미롭다. 둘째, 구식 장비와 도구. 첨단 무기와 시스템은 엔티티에게 제압당해 오히려 역공을 당하게 되자 디지털로 제어되지 않는 구식 장비를 택한다. 석탄으로 가는 증기기차, 오래된 피아트 경차, 옛날 무전기 등. 셋째, 구식 마인드. 촬영지를 로마의 고대 관광지(콜로세움, 스페인 계단 등)와 베니스를 배경으로 한 것, 사막에서 전투 장면도 아날로그적 구식 마인드를 반영하려 한 것이다. 새로 추가된 캐릭터 그레이스의 능력은 소매치기다. 지금껏 디지털 기술로 이단을 도왔던 벤지와 루터의 능력이 무의미해고 구식 소매치기 기술이 이단을 도운다.


운명결정론 vs 자유의지

엔티티는 과거의 데이터를 토대로 미래에 일어날 일을 예측해 인간을 지배하려고 한다. 이렇듯 신과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어 그 힘을 전달할 자의 이름을 '가브리엘'로 설정했다. 그래서 이 인간 빌런 가브리엘은 미래에 일어날 일을 미리 말한다. "두 여자 중 한 명이 오늘 밤에 죽을 것이다.", "부하(파리)가 배신할 것이다." 등. 그리고 실제 그 일은 예측한 대로 일어난다. 이것에 맞서는 것은 이단 헌트의 자유의지.


영화를 기획하고 촬영했을 때는 chatGPT가 나오지 않았을 때인데, 아주 시의적절한 빌런 설정이다. 이 시리즈는 6편까지 오면서 내부의 적, 배신자이거나 지구를 파괴하려는 악당과 IMF 팀과의 싸움이었는데, 이번 편도 그 전통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단점은 얼굴이 바뀌면 목소리는 자동으로 바뀌는 것이나, 액션을 정하고 스토리를 맞추다 보니 어색해지는 스토리 등이 있으나 장점에 묻히는 정도다. 여자 캐릭터가 조금 비슷한 이미지고 왠지 니콜키드먼 같아 보여서, 제작자 톰 크루즈의 취향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다.


약 스포 zone --------------------


'우리 삶이 우리가 했던 과거의 선택의 합이다.' 'Our lives are the sum of choices we have made.' 이 말은 수긍해도 그래서 앞으로 일어날 결과가 정해져 있다는 주장은 수긍하기 어렵다. 그 선택은 자유의지가 반영된 것이고, 삶의 많은 부분이 필연적이라기보다 확률적이고, 매 선택의 순간 자유의지가 개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들 중에서 그 의지가 매우 부족해서 없는 것과 다름없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수긍한다.



'선택'의 문제를 다루는 방식은 매트릭스에서 빨간약, 파란 약과 유사하다. 자신의 과거를 지우고 새 삶을 얻는 대신 IMF에서 일한다는 것이라 좀 얄팍하긴 하지만 IMF의 신조, '우리는 음지에서 살고 죽는다. 이름도 모르는 이들을 위해'라는 것으로 깊이를 채운다. 이들의 미션이 한 국가의 정보국이 감당하기 어려운 지구적 일을 다룬다는 것도 인류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설정. 이단의 선택은 늘 동료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하는 방향이다.



선과 악, 동료와 적. 이 시리즈가 이런 대립을 복잡하게 다루는 것이 특징이긴 하지만, 이번 편은 특히 더 복잡하다. 그래서 영화 앞부분 집중하지 않으면 나중에 흐름을 따라가기 어렵다. IMF 팀(이단, 벤지, 루터)과 애매한 일사 파우스트, 더 애매한 그레이스가 있다. 그레이스는 처음엔 '이름도 모르는 이들' 중에 한 명이었다가 점점 신뢰를 얻어서 팀에 합류를 선택한다. 적 가브리엘의 부하였던 파리(폼 클레멘티에프, 가오겔의 맨티스 역)는 이단을 돕는 선택을 한다. 이것을 엔티티가 예측한 것이지만.


가브리엘의 부하 파리(폼 클레멘티에프)


여기에 늘 애매하게 등장하는 CIA와 MI6, 또 브로커 알라나까지. 선과 악, 동료와 적을 넘나들며 복잡한 대립을 만든다.



제목 : 데드 레코닝(dead reckoning)의 의미


reckon은 생각한다는 의미로 영국식 영어에서 think 만큼 자주 쓰는 단어다. 그래서 dead reckoning은 생각 없이, 인식 없이 이런 뜻으로 접근해야 할 것 같다. 원 뜻은 잠수함 운용에 '추측항법'으로 번역된다고 하는데, 나의 잠수함의 현 위치를 파악하려고 보내는 음파가 적에게 노출될 수 있는 상황에서, 내 잠수함을 탐지하지 못하게 하려고 쓰는 항법 수단이다. 내가 생각하는 제목을 정한 사람의 의도는 '이단이 엔티티 파괴를 위해 향하는 여정에 무수히 많은 선택이 있고, 이것이 결정론적이지 않고 자유의지에 따른다.'이다. 즉, 주인공 이단이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이 잠수함이 데드 레코닝 항법을 쓰는 것과 비슷하다는 의미가 아닐까.



끝으로, 꼭 영화관에서 큰 화면과 좋은 사운드로 봐야 할 영화라는 것. 장면 하나하나 제작비를 아끼지 않고 관객의 보는 재미를 높이기 위해 잘 만들었으며, 사운드를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닌, 피부 진동으로 듣는 재미를 맛볼 필요가 있다. IMAX라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멀티플렉스관에서 가장 큰 스크린에서 하는 것을 골라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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