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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rever young Nov 06. 2023

[영화 리뷰]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

한 줄 평

별의별 것(everything), 별의별 장르(everywhere)가 다 짬뽕(all at once)된, 명작인지 졸작인지는 보기 나름 


<이휘재의 인생극장>이라는 코너가 있었다. 

그래, 결심했어!

선택에 따라 인생이 바뀌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인데, 이 영화(이하 '에에올')는 이것이 아주 많이 반복되는 것이라 보면 된다.  그렇게 무수히 많이 생성된 멀티 유니버스 중에서 가장 성공한 알파 버스도 있고 가장 실패한 현시점의 유니버스도 있다.

지나온 인생의 흔적으로서 '영수증' 더미 앞에서 힘겨워하는 주인공 에블린, 에블린에게 이혼 요구서와 뒷면에 버스 점프 방법을 써서 건네는 남편 웨이먼드, 엄마 에블린의 강압에 힘겨워하는 딸 조이(조부 투파키), 그리고 과거 에블린을 강압적으로 키웠던 에블린의 아버지 공공. 줄거리는 뻔하다. 가족이 갈등을 하다가 마지막에 화해하고 서로 부둥켜안으며 끝나겠지. 


이야기가 도달할 곳은 뻔한데, 가는 방향이 난해하고 복잡하다. <화양연화>와 <라따뚜이>를 그대로 가져온 장면도 있다.

생명체가 없는 황량한 지구에 돌이 되기도 하고, 소시지 손가락을 가진 세상에서 국세청 직원과 레즈비언 부부로 살게 되기도 한다.


다 보고 나면 뭘 봤는지 모르겠다 싶으면서도, 안 본 것이 없다 싶기도 하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상징물은 베이글과 인형 눈(googly eyes)다. 


검은색 둘레에 가운데는 흰 색인 베이글과, 흰색 바탕에 가운데는 검은색인 인형 눈깔.

이것은 도교의 상징 문양에서 가져온 것이 아니까 싶다.

별의별 사상이 다 짬뽕이 되어 있지만 도가 사상이 깊고 넓게 드리워진 것이 사실이니까.

B급 억지 코미디에 화가 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맥락을 찾기 어렵다. 그냥 '에라 모르겠다. 명작이라 치자.'

<화양연화>를 패러디한 것은 그렇다 쳐도 <라따뚜이>는 뜬금없다.


졸작과 명작의 경계에 있는 작품이 몇몇 있다.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가 이것과 가장 비슷한데, 처음에는 졸작이라 비웃었다가 시간이 지나 대단한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음으로 이것저것 잡탕으로 섞은 것으로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이 있는데, 이 영화도 지금은 졸작이라 비난받고 있지만 2부가 나와서 명작으로 재평가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평범하지 않은 특이한 영화 좋아한다면, 이 영화 강추! 아니라면 비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감독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트출연양자경, 스테파니 수, 키 호이 콴, 제이미 리 커티스개봉 2023.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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