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가만히 있는 나를 왜 불렀니...
나는 어느 순간부터 내 인생을 바꾸고 싶었다. 아니 오래전부터 이미 바꾸고 싶었다. 다만 그 방법을 몰랐을 뿐이지 바꾸고 싶다는 강한 욕망은 언제나 내 속을 박박 긁었으니까..
매일매일 스스로의 속을 박박 긁어대면서 서 있는 내가 아니라 저 넘어의 나를 봤다.
저 넘어의 나는 웃고 있었고 저 넘어의 나는 내게 손짓하는 거 같았다. 그곳에 가면 다른 것이 있을 거 같은데 어떻게 가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거기서 너 뭐해? 나는 여기 있는데? 여기로 와 거기는 네가 있을 곳이 아니야."
매일매일 나를 향해 나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 누구는 가고 싶지 않은가 갈 줄 모르는 거지... 자꾸 부르지만 말고 어떻게 가는지 방법이라도 좀 알려주던가..' 빈정이 상했다. 오라고 손짓만 해대니 어찌나 얄밉던지...
그러니 내 속은 더 부대끼고 부대껴서 박박 긁히다 못해 속이 쓰렸다.
마음이 쓰리니 진짜 속이 쓰렸고 한동안은 약을 먹어야 했다.
나는 정신을 차리고 내가 당장 해야 할 일들을 했다. 그렇게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갔다.
그렇게 한 달이 가고 일 년이 가고 그렇게 몇 년이 구름처럼 흘러만 갔다.
그렇게 흐르는 동안 나는 변했고 내 곁도 변해갔다.
한 바퀴 뱅그르르 돌고 나니 모든 것이 바뀌었다.
이제 나는 정신을 차리지 않고 다시 저 넘어의 나를 본다.
이제는 약간 손이 닿을 듯 말듯한데 여전히 갈 방법은 애매하다.
어느 날은 손이 닿을 듯해서 가슴이 터질 듯 붕떴다가 집어던져지듯이 내팽개쳐질 땐 저 넘어의 내가 미워 죽겠다. 왜 나를 불러서 왜 나를 불러서 내가 너에게 닿고 싶어 내 모든 것을 바꾸고 너에게 달려가게 했는데... 왜..
그냥 놔두지... 그냥 놔두지... 그냥 놔뒀으면 너를 몰랐을 거고 그럼 나는 그냥 정신 차리고 살았을 텐데..
그럼 그냥 그렇게 구름처럼 흐르듯 살았을 텐데...
나는 이제 그렇게 살지 못해... 나를 이렇게 만든 네가 너무 미워..
나는 너에게 너무 닿고 싶어...
그러니 나를 기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