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너 있다.

우리는 하나이기도 하고 여럿이기도 하다.

by 유진




언젠가 조성모의 뮤직비디오를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는데 뮤직비디오도 아름다웠지만 거기서 나오는 구절이 더 인상 깊었다.



"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듣는 순간 그 가사가 마음에 들어와 박히는 기분이었다.

어쩌면 저렇게 나와 똑같을까... 마치 내 마음속에 들어왔다가 나간 거 같았다.

언제가 이런 생각을 하고 살았는데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싶었다. 나는 그 구절을 그냥 편하게 들을 수가 없었다. 혼자서 하던 생각인데 다른 사람도 이런 생각을 했다니 재미있으면서도 안심이 되었다. '내가 이상한 게 아니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거든.



내 속에는 재미있는 나, 우울한 나, 기발한 나, 호기심이 많은 나, 엉뚱한 나, 욕심쟁이 나, 자신 없는 나, 착해야 하는 나, 튀고 싶은 나, 숨고 싶은 나, 사람이 좋은 나, 사람이 무서운 나... 셀 수 없이 많은 내가 있다.

20대에는 내가 무슨 문제가 있나? 하는 생각도 했었다. 어느 순간은 연민이 끓어 넘치다가 어느 순간은 차가웠으니까... 그런 너무 반대의 성향들이 뒤엉켜있는 듯한 이상한 존재 같았다. 내 안에 너무 많은 것이 존재하는 듯한 느낌이었거든.

몸은 하나인데 여러 명의 쌍둥이가 함께 존재하는 그런 느낌...



가끔은 내가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내가 나를 떨어져서 관찰하듯이 보기도 했으니까..보통사람은 이런 식으로 생각하지 않겠지.

내가 그렇다는 걸 인식하고 나서는 나는 하나가 아니었다. 나는 둘도 되고 셋도 되었다.

우리는 하나지만 여럿이기도 하다. 나는 이제 이런 나에게 익숙해졌다.

내 속에 내가 너무나 많은 건 그만큼 생각이 많은 거겠지...



가끔은 이런 나를 하나하나 분리해서 가만히 보기도 한다. 어여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밉기도 하고 좋기도 한 여럿의 내가 있다. 우리는 여럿이기도 하지만 하나이기도 하니 긴 세월 동안 함께한 의리도 있지 않을까?



내 안에 너도 있고 나도 있고 다 있으니 함께 힘을 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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