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지금의 나는 나의 기억일까?

by 유진





어느 날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내 기억일까?

너무 힘든 마음에 지쳐서 앉아있던 날이었죠.

그날은 좀 멍했던 것 같아요.

그냥 제 상황이 참 서글프게 느껴진 날이었어요. 내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런 생각이 가득했죠.



한참 동안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오랜 기억 하나가 떠올랐어요.

14살 때의 기억이에요.

식탁에 앉아서 엄마랑 대화를 나누고 있었죠.

그때 저는 엄마에게 제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었어요.

어른들이 봤을 때는 어처구니없는 말이었거든요.

절대 일반적이지 않는 삶을 얘기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도 느껴지는 그날의 내 감정은 100퍼센트 진심이었다는 거예요.

그 감정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이 나거든요.

왜 갑자기 그런 기억이 떠올랐을까요..



끌어당김.. 너무나도 강한 끌어당김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죠.

많은 세월이 지난 후에도 그날의 생생한 제 감정이 또렷하게 느껴질 정도니까요.

강한 신념이었죠.



아.. 내가 원했구나.

내가 너무 진실되게 원해서 결국 내 삶이 그 길로 나를 이끌었구나.

너무나 진실되게 원하면 그 길이 평온하던 거칠던 외롭든 간에 그저 걷게 되는구나..



그러자 원망스럽게 남은 자잘한 감정의 찌꺼기가 좀 거둬지더군요.



결국 삶이란 건 내가 끌어당긴 걸음이구나..

모든 건 나의 의지였고 모든 건 나의 바람이었구나...

내 생각은 내 마음은 이리 먼 시간까지 손을 대서 내가 가는 길을 이끌었구나...



나는 그저 걷게 되는구나..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잠시 멈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