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길을 잃었고 잠시 서서 생각에 잠긴다.
어제는 지독한 마음에 다짜고짜 글을 썼다. 밤새 악몽을 꾸고 밤새 끙끙 앓다가 일어나 보니 터질 것 같은 얼굴이 인사를 한다. 퉁퉁부은 내 얼굴을 보니 참... 어처구니가 없다. 그러게 누가 그렇게 울어라 했냐...
어젠 아이도 너무 늦게 잤는데 이유는 나 때문이었다. 내가 너무 감당이 안돼서 무작정 브런치에 글을 쓰고 조금이라도 안정이 된 후에 아이를 재웠으니까...
내 아이는 언제나 엄마의 손길이 있어야 잠을 잔다. 엄마의 손길이 어루만져줌이 있어야 안심하고 잠을 자는 아이라서 나는 어떻게든 마음을 추스르고 아이를 재워야 했다. 아이가 눈을 감고 반 정도 잠이 드는 걸 확인 한 나는 쏟아져내리는 울음을 그대로 두었다. 침대 위로 뚝뚝 떨어지는 내 마음의 뱉음들이 소리 없이 조용히 흩어지고 있었다. 그렇게 아이가 깊은 잠이 들 때까지 나는 우두커니 앉은 채로 뚝뚝 흘려댔다.
조용히 밖으로 나온 나는 불 꺼진 거실에 앉아서 그저 기도했다. '제가 단 하루만 더 살 수 있게 해 주세요. 아이보다 단 하루만 더요..' 이 기도가 어처구니없단 사실을 나도 안다. 나는 이미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내 아이를 세상에 초대했고 내가 아이보다 하루 더 살 일 따위는 존재하지 않을 일임을 나는 안다.
그럼에도 이런 정신 나간 기도를 나는 수십 번 반복했다. 어느 순간 이 기도가 얼마나 말도 안 되는 기도인지 알게 되면서 그만두었지..
부모님의 건강도 예전 같지 않고 내 삶의 울타리였던 아버지의 약함이 나를 더 아프게 했다. 아버지는 언제나 튼튼한 울타리인 줄 알았는데 갑자기 나약한 부서진 울타리가 되어버렸다. 아버지의 아픔을 알게 되면서 나는 매일 기도를 했다. '그를 살려주소서. 그를 살려주소서.'
나는 종교가 없다. 그 어떤 종교도 없다. 그냥 그렇게 마음에서 터져 나오듯이 나는 그냥 기도를 할 뿐이다.
어느 순간 그렇게 되어버렸으니 그 이유는 나조차도 모른다.
그가 없다면 난 그저 길을 잃은 채 우두커니 서 있겠지..
내가 없다면 내 아이는 세상을 잃은 채 어찌 될까...
아직 추스려지지 않은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또 보내고 그러다 보면 추스려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