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미움은 나를 쓰러뜨렸다.

모든 생각의 끝은 하나였지만 나는 이제 선택할 수 있다.

by 유진



'미움'이란 단어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미워 죽겠어... 인가요?

미운 오리 새끼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미움이 들어간 말들이 있죠. 어린아이들의 말속에서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알지 못하는 사이 '밉다'라는 말이 들어간 말을 많이 사용합니다.



그리고 '미움'이란 감정을 흔하게 느낄 수 있죠. 저에겐 그렇습니다. 저를 갉아먹은 말이라고 하고 싶네요..

미움이란 감정은 저를 마음의 지옥이란 곳으로 한 없이 끌어내렸던 처절했던 감정이었어요. 단순한 미움이 아니었던 거죠. 하나의 커다란 미움이 제 마음속에 자리를 잡았고 더욱더 깊게 파고들었죠. 저는 그 미움의 곡괭이질에 병들어갔고요. 병은 생각보다 깊어서 무력감에 시달렸어요. 온 가족이 함께 있는 공간에서 무력감이라니... 그냥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상태가 되더군요.



미움은 그렇게까지 지독한 존재였어요. 미움은 제 감정을 순식간에 바닥에 내동댕이쳐서 밑바닥을 기어 다니게 만들었어요. 유난스러운 하루에는 꼭 그런 생각을 했어요. 미움이 유난을 떨 때 나는 삶의 끝을 아무렇지도 않게 떠올렸어요. 그건 매일같이 일어난 일이었고 매일 같은 통증이었는데 아무도 알지 못했어요. 그저 무기력한 나로만 보일 뿐이었죠. 무기력한 내가 그런 발버둥을 치는 줄은 아무도 몰랐으니까요... 미움은 그런 존재더군요... 공기처럼 보이진 않지만 그 힘은 너무 강했어요. 저는 그런 발버둥을 꽤나 긴 시간 겪었답니다.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웃음 위에 울고 있는 내 눈이 그 증거였죠. 제자리로 돌아간 듯한 시간의 흐름에도 웃고 있는 웃음 위엔 여전히 울고 있는 눈이 있었어요. 그건 조용한 비밀이었고 곁에 있는 누구도 알지 못했죠. 그때에도 미움은 끝없는 곡괭이질로 저를 아프게 했어요. 저는 매일매일 그 미움을 만나야 했고 매일매일 고개를 숙여야 했어요. 어쩌지를 못하는 자신이 너무 아팠어요. 그래서 저는 매일 귀한 글들이 가득한 어여쁜 종이를 넘겼습니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한 번씩 마음이 아팠고 그렇게 아프고 아프다가 어느 날부터는 덜 아파졌어요. 저는 그렇게 미움을 지워나갔습니다.

그렇게 시간도 흘러갔죠.



어느 날부터는 미움을 떠올리지 않게 되었어요. 어느 날부터는 잊어버리기도 했어요.

어느 날부터는 완전히 잊기도 했어요. 어느 날부터는 가끔 생각이 났어요. 이제는 생각을 해야 생각이 나요....

저는 그렇게 지우고 지웠는데...

오늘 느닷없이 떠올라버렸어요...

왜 나는 갑자기 터져버린 불꽃처럼 마음 안에 불이 들어찼었을까..............

너무 늦은 시간에서야 아이를 재워놓고 생각에 잠겼어요. 생각하고 생각하다 생각이 났지요.....

그건 잊고 있던 '미움'이었어요.... 저는 잊은 것도 아니었고 비운 것도 아닌 게지요....



멍하게 누워서 핸드폰을 보다가 지나영 교수님이 올린 짧은 영상을 보게 되었어요.

아..... 그제야 저는 이유를 안거죠....

박사님은 이런 메시지를 주셨어요.




"자유로워지는 것은 내가 선택할 수 있다."




그것에서 자유롭기를 선택할 수는 있는 거죠.

저는 선택할 수 있을까요? 아주 시원하고 아주 개운할 거 같아요...

하지만 미움을 떠올리게 만드는 모든 것들이 세상에 많아요. 무엇을 보든 어디를 보든 간에 모두 떠올리게 만드는 것들 뿐이죠. 제 감정이 유난스러울 정도로 휘몰아칠 때는 어김없이 이 버튼이 눌러진 경우더라고요...

하지만 용기를 내야겠지요. 저는 웃게 해줘야 할 아이가 있으니까요....

아이의 시선은 언제나 저를 향해 있거든요... 언제나요..

매일매일 선택을 하다 보면 선택하지 않아도 자유로울 날이 오겠죠? 그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어요...

미움을 떠올리는 버튼이 눌러지더라도 개운하게 웃을 수 있는 날이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그냥 그렇게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