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있는 열정을 깨워라
초등시절의 기억입니다. 저는 그때 동생과 함께 주말의 명화를 시청하고 있었죠. 다들 아시다시피 주말마다 하는 그 명화는 진짜 대단한 인기였어요. 그 당시에는 서부영화가 자주 방영되었답니다. 저는 그 서부영화의 애청자였고요.
티브이 속에 나오는 서부개척시대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던 날이었어요. 동생과 저는 엄청난 집중력을 보이며 자꾸만 티브이 가까이로 몸을 움직였죠. 도대체가 감질맛이 나서 견디지 못하겠더라고요. 영화를 보면서도 자꾸만 움찔거리는 몸뚱이 때문에 답답했어요. 엉덩이는 들썩거리고 입은 자꾸 벌어졌죠. 부모님은 어디에 계셨는지 기억이 안 나요. 사는 곳과 일하는 곳이 어차피 같은 곳이었으니 신경 쓰지 않았답니다.
한참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수십 마리의 말들이 다각 거리며 달리는 엄청난 장면을 보게 되었어요. 와 진짜 대단했어요. 그 웅장한 소리라니... 제 눈이 전구보다 반짝이던 순간이었죠. 동생과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초집중해서 보던 저는 맨 앞에서 달리던 멋진 아저씨가 밧줄을 높이 쳐들고 난폭하게 날뛰던 소를 한방에 제압하는 순간 벌떡 일어났어요. 제자리 뛰기를 하며 방방 거리던 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지요. 저는 그렇게 뛰쳐나갔고 동생은 급하게 저를 따라 나왔답니다.
그런데 그때 제 눈에 보인 건 마당에서 뒹굴던 밧줄이었죠. 저는 거침없이 밧줄을 잡아채고 아빠의 오토바이 위로 번개같이 올라가 섰어요. 그리고 저는 소리쳤죠.
나는 카우보이다. 나는 카우보이다. 핫핫핫!
그리고 저를 쳐다보던 동생의 심각한 얼굴...
드디어 누나가 미쳤다며 큰 소리로 엄마 아빠를 불러댔죠.
*마당에 있던 밧줄은 아빠가 그네를 만들어주고 남은 거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