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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 Dec 09. 2022

2주간의 골골송

아팠다....눈물인지 콧물인지......


나는 지난 2주간 지옥을 맛봤다...

사람은 이렇게 아파도 괜찮더라는 걸 느꼈다..

그래 괜찮더라... 그냥 아프기만 오지게 아프지 사람이 어찌 되진 않더라...

정신이 혼미해지고 손끝까지도 찌릿하니 아프고 뭘 할 수가 없는 지독한 시간이었다.

나는 겨울이 되면 언제나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아팠다..

예전엔 그냥 눈물이 콧물처럼 질질 흐르는 그런 아픔도 겪어봤다.

그 순간엔 눈에 뵈는 게 없다..

자식도?..

아니 그렇진 않더라...

나의 하나 남은 정신머리가 내 새꾸는 챙겨야 된다고 경고를 하거든....



이번에는 짱9도 아팠는데 목이 그냥 체리마냥 빨갛게 부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자기는 괜찮다는 이상한 짱9...

너... 통증을 느끼는 감각세포에 문제 있는 건 아니지?? ㅡ,,ㅡ

이 놈 열이 펄펄 났는데도....

씩........ 웃으며 힘없는 장난을 친다...

진짜 아파도 장난은 치고 싶은 대단한 의지다...

짱9는 금방 괜찮아졌는데 내가 문제였다.

나는 진짜.... 사람 꼬락서니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는 결핵환자처럼 쿨럭거렸고...

멍석말이라도 당한 거처럼 사지가 쑤셨다.

머리는 누군가 힘껏 짜부리는 거처럼 아팠고...

눈알은 당장이라도 튀어나올 거 같이 팽팽해진 느낌이었다.

나는 2주내내 소파와 붙어 지냈다.

소파의 말랑함이 내 육신의 고통을 감싸주지 않았다면 나는..... 정말 울었을지도...



그 순간 우리 엄마가 산 실패한 소파가 생각났다.

어느 정도 쿠션이 있길래 괜찮겠거니 하고 사셨지만...

막상 들여온 소파는 이게 소파인가 돌침대인가 할 정도로 매우 땡땡한 가죽을 자랑했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코뿔소 가죽으로 만든 건지....

친정에 갔다가 새 소파가 반가워 폴짝거리고 앉았다가...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강력한 땡땡함에 흠칫 놀랐던 기억....

그래 이런 푹신한 소파에서 쉴 수 있는 나..... 얼마나 다행인 거니...



내가 아픈 동안 집안일은 스톱...

짱9의 돌봄도 최소화...

우리 짱9...해리포터 시리즈 다 봤다...

덕분에 이득....

이 소리는 짱9입에서 나온 소리다...

덕분에 이득이란다...

이 녀석의 저 튀어나온 부리를 엄지와 검지로 붙잡고... ㅡㅛㅡ;;;;;

위아래로 흔들어주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렸지만 참았다.



그렇게 아파 끙끙대면서도 내 손가락은 책을 주문하고...

새책을 받아서 읽고 읽었다.

나는 누워서 50페이지 정도 읽으면 수면제를 퍼먹은 양 까무룩 잠이 들었고...

다시 정신 차리고 뭘 좀 하다가 책을 읽고.... 또 까무룩 꿀잠을 잤다.

체력이 도저히 안돼서 그런 건지... 머리가 아파서 그런 건지... 진짜 잠이 쏟아졌다.

한동안 네빌 고다드님의 책에 푹 빠져서 지냈다.

성경을 모르는 내가 읽기엔 버거운 책들이었지만 나는 너무 궁금했다.

너무 궁금하니 참을 수가 없어서 끙끙거리고 붙잡고 읽고 뻗고 읽고 뻗고 그랬지....

어찌어찌 다 읽은 내가 기특하다...

그 와중에 그걸 다 읽었어 ㅜ,,ㅜ

양손으로 나를 감싸고 토닥토닥해준다.... 수고했다고...



나의 주의력결핍이 그걸 내 머리에 다 흡수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완벽히 다 기억하고 알아야 한다는 강박적인 마음을 다 내려놓으니...

책 한 권을 읽고 한 가지라도 남는 게 있다면 족하다.... 이런 마인드가 되었다.

뭔가 딱히 커다란 성과를 내고 있진 못하지만...

그래서 아픈 동안 자꾸만 나를 자책하게 되는 그런 우울한 마음이 치고 올라왔지만...

그래 뭐 어쩌겠나... 난 이렇게 생긴걸...

오랫동안 집중을 유지하기란 너무 힘든 일이다..

의지를 유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그냥 매일 새롭게 세팅하자고....

매일매일 다시 마음을 먹듯이 그렇게 말이다.



나는 매일 자기 계발 영상을 틀어놓고 잠을 깨운다.

눈을 뜨자마자 구독해둔 채널에서 매일 올라오는 새영상을 틀어놓고..

보관함에 저장해둔 영상을 틀어서 잠을 깨운다.

하루의 시작이 부정적인 생각이면 하루가 부정적일 거 같기 때문이다.

나는 생각에 휩쓸려서 저기 먼산으로 가버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 생각을 단디 붙잡아야 한다.



내가 예전에 아무것도 몰랐던 무지렁이였을 때...

나는 감정이 모든 것의 원흉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진짜 무식한 소리였던 거....ㅡ,,ㅡ

모든 것의 원인은 생각..... 생각 그 자체였다.

그냥 모든 게 다 그놈의 생각.... 그놈 때문이라는 거...

우리가 하루에도 수만 가지의 생각을 한다는데 그 말이 팩트라는 거에 충격을 받았다.

진짜 6만 가지 정도는 된단다....

거대한 무의식이 끈에 달린 꼭두각시 인형처럼 나를 조종한다고 생각하니 괘씸했다...

지지 않겠어.................... 무의식................... 지지 않겠어............ 으르렁.........

뭐 이런 도라이스런 생각도 해봤다 ㅎㅎㅎ

그런 무의식을 극뽁~~~하려면...그 무의식보다 몇 배나 강한 뜨거운 의지가 필요하다나....

진짜 초강력한 의지로 이겨먹을 수 있단다...ㅎㅎ

그냥 빠사버려~~~엄청난 열망으로 극뽁~~

하지만 그건 참 쉽지 않다.... 진짜 눈에 핏대를 세우고 이를 바득바득 갈 만큼 으르렁거리지 않는 이상...

그런 열망은.....

그렇다면.... 이 놈의 무의식을 어떻게 관리한다......?

그냥 엄청나게 반복해서 끊임없이 생각하는 방법뿐 ㅎㅎㅎㅎㅎ

진짜 막 무지막지하게 많이 생각해서 무의식의 벽을 뚫고 무의식에 굴러들어가 콱 박히는 수밖에....

그래서 밥 프록터가 1000번을 외우라고 했나 보다 ㅎㅎㅎㅎ

그야말로 눈물 나는 의지다....



어리숙하고 뭔가 허점이 많아도 너무 많은 지금 이런 상태의 나...

그래도 매일 한 발짝씩 나가고 있긴 하다.

그게 남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게 매우 유감스럽지만 말이다.

남들이 쌩쌩 달린다고 느껴지는데 나는 한 발짝씩 걷고 있다는 생각이니...

가끔.. 힘이 빠질 때가 있긴 하다.

그래도 매일 한 발짝씩이라도 계속 나가려고 한다.

내가 나를 믿어주지 않은 시간을 너무 오래 보냈으니 이젠 내가 의심스러워도 눈질끈 감고 믿어보고 싶다.

우리 짱9가 엄마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내가 포기하고 주눅 드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진 않다.



내가 읽고 내가 봤던 모든 것들이...

내 소망을 이루는데 힘이 되어줄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은 내가 그저 집에 있는 아주머니에 불과하겠지만...

내 이름이 봄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민들레 홀씨처럼 이곳저곳에서 나타나길....

나는 소망한다.

모든 게 현실이 될 것이라고 나 자신에 내가 큰소리 떵떵 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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