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질해진 차를 세차하러 주유소를 방문했어요..
줄을 섰죠...
그때까지는 별일이 없었어요..
제 뒤로 하얀 차가 바짝 붙고....
나가는 길을 터놓고 까만 차가 붙고...
그런데... 주유를 끝낸 경차가?? 그 빈틈으로 끼어들고....
또 어디선가 나타난 하얀 차도 합세하고?
한 번씩 룸미러를 볼 때마다 상황이 달라지는 겁니다...
어?? 뭐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세차 전쟁의 시작.............
차는 물체이죠..
생명이 없는 무생물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 무생물에 감정이 느껴진 건 뭐일까요.....
만약... 제가 사는 곳이 남미였다면....
그 순간 코피 터지는 걸 봤을지도.....
와.... 살다가 그런 건 처음 봤거든요....
날씨가 덜 추워지니.. 다들 세차하러 몰려든 거죠...
제가 줄을 설 땐 조용했는데 순식간에 제 뒤가 난리가 났으니까요.....
저는 까만 차를 주시하며 봤어요....
까만 차는 경차와 흰 차가 끼어들어서 결국.... 뒤로 밀려났거든요...
고요했어요....
하지만 저는 느낄 수 있었죠....
까망이는 모두의 번호판을 기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원래 진짜 화난 사람은 화를 내지 않죠......
때를 기다리지.....
선팅까지 까~~매서 속도 보이지 않았지만....
그냥 그랬어요...
세차를 하고 나오면서...
까망이 마음이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 하고 돌아왔답니다.
문득 스님의 말씀이 떠올랐어요..
분노는 그 대상을 향해 던지려고..
뜨거운 불덩이를 손에 쥐고 있는 것과 같다고요...
결국 자신의 손이 화상으로 크게 다치고 말죠....
분노는 그런 거랍니다.
그래서 용서하라고 하나 봐요...
상대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요...
그 분노가 내 살을 태워버리니까요....
삶이 그렇죠...
삶이 그래요...
나를 사랑하고 아끼기 위해서...
그런 타오르는 감정들을 내려놓아야 하더라고요...
나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