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ㅋㅋㅋ 그래도 좀 바라볼까?
당신의 삶에서
당신은 만족하나요?
당신이 가진 것에
당신은 만족하나요?
내가 가진 것을 만족하고 내 삶을 만족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사람들은 현재 자기가 가진 것을 만족 할까?
나는 두 눈과 귀가 있고 두 팔과 다리가 있다. 내가 쉴 수 있는 집이 있고 씻을 수 있는 물이 있고 차가운 물을 넣어둘 수 있는 냉장고가 있다. 나는 밥을 해 먹을 쌀이 있고 더러운 것을 닦을 휴지도 부족하지 않다. 나는 가진 것이 많다.
나는 마트에서 마음껏 사 먹을 수 있고 배달 음식을 시켜 먹을 수 있고 계절마다 적당한 옷을 사 입을 수 있고 아플 때 병원을 갈 수 있고 물려받은 중고차로 어디든 갈 수 있는 지금이 만족스럽기도 하다. 물론 그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나는 비싼 명품백도 비싼 구두도 비싼 옷에도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부럽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다. 지금으로서는 주택으로 이사를 가고픈 마음이 있어서인지 유튜브에서 예쁜 주택을 보면 나도 모르게 클릭을 하게 된다. 그림처럼 정갈하고 아름답게 꾸미고 사는 주택의 삶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부러운 마음이 올라온다. 한마디로 현타가 오는 것이다. 평소 부럽다는 말자체를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 나이지만 그런 영상을 보면 배가 살살 아파지는 느낌마저 드는 것이다. 부러움을 넘어 현타가 오는 나를 보며 나도 역시 어쩔 수 없구나 싶었다.
살면서 사소한 것에 만족하고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보다. 소소한 것이 아닌 되려 큰 것을 원하고 있었네...ㅋㅋ 내가 관심이 없다고 나열한 모든 것을 합쳐도 주택이랑 게임이 안된다. 나 자신이 그런 식으로 현타가 오는 게 웃기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했다. 나는 굉장한 관심을 가지거나 무관심하거나 그 둘 중의 하나의 감정으로 산다. 때로는 어느 중간한 취향도 분명 있겠지만 대부분은 일부 관심 있는 것 외에는 정말 관심이 없다. 무신경함이 극악스러워질 때쯤 일상에서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그런 내가 주택에 관심을 가지게 되니 배속에서 조금씩 끓어오르는 마음이 생긴다.
부러움... 마냥 부러웠다가 현타가 오고 또 부러웠다가 현타가 오는 상황이 반복이 되었다.
이젠 그게 목표가 되고 있다. 어여쁜 2층 집으로 이사해서 여름이면 아이와 물놀이를 하고 커다란 챙이 있는 모자로 얼굴을 덮고 긴 의자에 누워 낮잠을 자는 꿈도 꿔본다.
멀리서 보면 이상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현실이다.
내가 지금 꾸는 꿈은 이상이지만
내가 겪을 이상은 현실이다.
웃기지 않나? 내가 멀리서 원하는 이상을 바라볼 땐 그게 너무 아름답지만 내가 막상 주택에 가서 살게 되면 매일 잡아야 하는 벌레와 밤이 되면 담을 넘어 누군가 들어오지 않을까 하며 현관에 조용히 야구 방망이를 두는 내가 상상된다. 그걸 생각하니 어찌나 웃기는지 현타가 왔다가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그렇지.. 2층 주택 아름답지.. 그런데 매일 오르락내리락하며 살림을 해야 하는 나의 무릎은 안녕한가?? 아니지 절대 아니지... 내 무릎은 원래 안녕하지 못했다고... 내가 굉장히 부지런해서 2층 주택을 관리할 수 있나? 아니지 나는 게을러터져서 동선 최적화를 부르짖는 사람인데 그게 가능할 리가....
그럼 마당에 심을 그 많은 초록이들은 안녕할까? 아니지 나란 인간은 선인장 마저 배를 태워 요단강으로 보내버린 휴먼인데 초록이들이 안녕할 리가 있나... 겁쟁이 쫄보대장인 내가 아파트에서 현관만 딱 잠그면 안전하다고 느끼는 내가... 담 하나 믿고 창문을 열 수 있을까? 아니지 내가 그럴 리가.. 담벼락을 3미터로 올리고 CCTV를 5개 이상은 설치해도 밤마다 콩딱거리는 심장소리를 들을 텐데?ㅋㅋ
아... 정말 꿈꾸던 이상은 너무 아름다운데 그 이상 속에 이미 살고 있는 나는 왜 이렇게 안쓰럽니.... 웃프다.
현실에서 바라보는 이상 속의 나는
사실 꽤나 애를 쓰고 사는 평범함일 뿐일지도...
그래도 그 이상 속에 들어가 이미 살고 있을 나에게 치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