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어렸던 나

17

열일곱의 나는 예뻤다.

by 유진





두근두근

화끈화끈

땅만 보인다



살짝 돌아보니

나를 보고 있다



그런데

어쩌지

얼굴이 안 보인다









열일곱 저의 첫사랑 이야기입니다. 저는 시력이 매우 나빴어요.

목욕탕에서 엄마를 못 찾을 정도였으니까요. 살색이 왔다 갔다 하고 모두가 동그란

머리뿐인 목욕탕에서 저는 엄마의 위치를 기억해야 했어요.

몸도 다 똑같으니까!



저는 그때 고3 오빠를 좋아했어요. 장국영을 닮은 그 오빠를요.. 사람들이 그랬어요.

그렇게 생겼다고요...

저는 장국영 오빠의 팬이었거든요. 얼핏 봤는데 그런 거도 같았어요.



다니던 학원에서 누가 부리 단속을 못했는지 이미 소문이 나있더군요..

누구가 누구를 좋아한다고.. 제가 짝사랑에 빠졌다고요.

누군지 알았다면 그 부리를 다른 방향으로 틀었겠지만..



바쁜 아침시간 앞머리도 붕뜬날이었어요.

버스 안에서 그 오빠를 만났어요. 저는 심장이 마구 뛰었고 바닥만 보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고개를 살짝 들었는데 그 오빠가 계속 저를 보고 있었던 거예요.

아.. 그런데 그 오빠의 눈빛을 알 수가 없었어요.

저는 1미터 거리에서 쌍꺼풀이 있는지 없는지 구분이 안되었거든요.



저를 보고 미소 지었는지..

저를 어이없게 봤었는지..

그 조차도 알 수 없었죠..



하지만 저는 안경을 쓰고 다니지 않았어요.

제가 잘 안 보여도 그 오빠 눈에 제가 예뻤으면 했거든요.



그래서 저는 그 오빠 얼굴이 기억이 안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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