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벅저벅
그가 들어오는 소리
데굴데굴
내 눈알 굴어가는 소리
1초 2초 3초
안 한 사람 일어나
벌떡 일어나
당당한
나는야 인프피
그의 눈썹은 올라갔고
그의 손은 바빴다
내 손위의 먼지도
바쁘게 떠다녔다
9살 초등시절 기억입니다.
아침마다 하는 자율학습시간에 담임 선생님은 칠판 한가득 뭔가를 꽉 채워서 쓰셨죠. 굳이 그렇게 꽉 채워서 쓰셨어요.
어느 날은 너무 하기가 싫었습니다. 그래서 전 그냥 나갔어요.
운동장에서 마구 마구 뛰어다니며 햇살을 만끽했죠.
원래 다한 아이들만 나갈 수 있었는데 전 그냥 나갔어요.
앞으로 일어날 일 따위 두렵지 않다는 듯이....
담임 선생님이 들어오셨는데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았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세 가지의 경우를 예측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1. 아침에 바가지를 박박 긁혔다.
2. 밤새 집안에 우환이 있었다.
3. 아침에 교무실에서 교장 선생님께 꾸사리를 먹었다.
혼자 생각에 잠겨있는데 벼락같은 호통 소리가 들리더군요.
" 안한 사람 일어나! "
저는 0.5초 만에 벌떡 일어났어요.
그리고 선생님과 잠시 아이컨택의 시간을 가졌답니다.
" 니 왜 안했노? "
" 하기 싫어서 안했는데요? "
...............................
ㅡㅛㅡ ;;
우리는 몇 초간 서로 마주 보았어요.
그 뒤론 예상 하시는 그대로입니다. 저는 손바닥 위에 앉은 먼지가 폴폴 날리도록 선생님의 말씀을 손바닥에 새겨야했어요.
그래도 뭐 기분이 괜찮았어요. 하고 싶은 대로 했으니까요.
학교 가다 자빠지고 집에 오다 자빠져도 뛰어보자 팔짝 늘 폴짝거렸죠.
그 시기의 저는 진짜 말괄량이였거든요.
그 선생님은 지금쯤 할아버지가 되어계시겠죠?
제 나름대로는 킥킥거릴 옛 기억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