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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던 나
난 예뻐 보이고 싶어
by
유진
May 18. 2022
부들부들 떨리는 팔
어설픈 내 손
꼼지락꼼지락
시간이 가고
드디어 끝났다
예뻐질 시간
6학년 졸업앨범 촬영을 앞둔 날이었어요. 전 혼자서 끙끙거리며 머리를 빗었죠. 엄마는 맨날 말총머리만 묶어줬기 때문에 그날은 손도 못 대게 했어요.
역사적인 날인데 말총머리는 절대 안 되니까요.
저는 제 힘으로 묶은 머리가 자랑스러웠어요. 무려 1시간 넘게 버둥거린 거였으니...
저 자신이 너무나도 좋았죠.
드디어 촬영하는 순간이 왔고 저는 최대한 예쁜 각도로 카메라를 쳐다봤어요.
그 사진은 13살 저를 갈아 넣은 혼신의 노력이었답니다.
앨범을 받은 그 순간의 마음을 잊을 수가 없어요. 마치 화가가 자신의 영혼과도 같은 작품을 마주한 그런 심정이었거든요. 앨범이 너무 좋아서 하루 종일 품에 안고 있었답니다.
저는 반곱슬 머리에 머리숱도 많았기 때문에 엄마가 머리를 빗어줄 때마다 힘들어하셨던 기억이 나요.
왜냐하면 저는 매일 공주님처럼 머리를 풀고 리본만 하고 다니고 싶어 했으니까요..
어른의 입장에선 그게 불가능하다는 걸 아시니까 그냥 묶어버린 건데 저는 그게 너무 싫었죠. 나중에 왜 맨날 그렇게 말총머리만 해줬냐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엄마는 이렇게 대답하셨죠
"바빠 죽겠는데 자꾸 새로 빗어달라고 짜증을 내니까 그냥 확 묶어버렸지!"
역시 졸업앨범 사진 찍는 날 1시간 동안 머리를 묶은 건 잘한 일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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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앨범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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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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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스트
5色 이야기를 담다 (나를 만나는 글쓰기)
저자
감정에 대한 에세이 매거진을 쓰고 있어요! 심리와 자기 계발에 대한 관심이 많아요(한국심리교육협회에서 1급 자격증 5개 취득) POD,AI음원, 미드저니,그 외 다양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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