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말하는 예민한 아이였죠. 네 저는 예민 맘입니다. 예민한 아이를 키우는 예민 맘이죠. 아이가 생기지 않아서 애를 태울 때는 그러느라 울고 아이를 낳고서는 너무나 예민한 아이 덕분에 울고..
태어나기도 한 달 이르게 태어나 잠복기의 조리원 시기를 지나니 예민돌이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했죠.
쭈쭈를 빠는 힘이 약해 유축하느라 한 시간 자고 일어나 먹이고 유축하기를 3시간 간격으로 했답니다. 마의 백일이 지나 봄이 오려나 했더니 젖병 거부의 지옥문이 열려버렸죠. 앉아서 먹어볼까? 아기띠를 하고 먹어볼까? 둥게 둥게를 해야 먹어볼래? 두 팔과 두 다리를 이용해 할 수 있는 건 다 한 듯..
그다음... 이유식이죠...
역시나 우리 예민돌이는 이유식도 거부했어요. 앉아서 먹어볼래? 힙시트로 안아주면 먹어볼래? 웃겨주면 먹어볼래? 갖가지 방법을 다 써보았었죠.
왜인지 지금은 알아요. 제 아이는 비위가 정말 약해요. 누군가를 많이 닮았죠. 비위가 너무 약해 기절도 하셨다는 분.. 그런 분이 있어요... 시... 시... 시자 들어가는 분...
자 이제 밥을 먹어야죠? 네 역시 그랬습니다. 거~~ 부!
요리 솜씨 모자란 애미는 육아책을 법전처럼 받들어 모시며 아등바등해보았지만 결과는 늘 그랬죠.
속이 새까맣게 탄다는 어른들의 말씀을 삶에서 처절하게 느끼던 시기였어요.
격동의 시기를 지나 이제는 제법 컸어요..
쪼메난 꼬마에서 좀 큰 꼬마가 되었죠. 여전히 비위는 약하디 약하고 조금 색다른 냄새에도 제자리 뛰기를 하지만 이제는 세상에서 고기를 제일 좋아한답니다. 예전 같으면 먹는 것 하나에 가슴을 졸이고 졸였겠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아요. 남의 아이처럼 이것저것 다 잘 먹지는 못하지만 아주 천천히 아이의 걸음에 맞춰서 한 가지씩 한 가지씩 늘여가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