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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차

차가운 쿨내의 그

by 유진



자꾸만 앞으로 가네

저 빨간 차

자꾸만 뒤로 가네

저 빨간 차



이번엔 옆으로

다시 앞으로



가만가만 지켜보니

아하

그랬구나








아이와 함께 마트에 다녀오던 길이었어요.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 한 바퀴를 돌았죠.

그런데 그때~!

딱 좋은 자리를 발견했어요. 기둥 바로 옆의 명당자리였지요... 후훗..

주차를 하려는데... 아까부터 이상한 자세를 하고 있던 빨간 차를 보게 되었어요...



sticker sticker



저건 왜 저러지?

그 차는 그냥 가만히... 가만히 있기만 했어요..

저는 멈칫하고 그 차를 지켜보았죠..

그 차도 저를 보는 것 같았어요.

우리는 느낌이란 게 있거든요..

빨간 차의 엉덩이를 보고 있던 저는..



쟤는 이상한 애..

내 갈길 가자~하며 기쁘게 주차를 끝냈어요..

하지만 빨간 차는 계속 멈춰있었어요.

쟤는 뭘 하고 싶은 거지? 하는 순간~!



빨간 차가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오~~

우리는 숨죽인 채 계속 주시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때~!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자기 몸을 기둥에 마구 긁어대는 거예요.

우왁! 저거 왜 저러지?

제 아이도 저거 보라며 난리가 났어요~

빨간 차는 계속 자기 몸을 기둥에 긁어댔어요.

앞으로 갔다가 뒤로 갔다가 하며 미친 듯이 긁어댔어요.

많이 간지러웠나 봐요..

ㅡㅛㅡ;;;;



몇 분이 지난 후...

빨간 차에서 내린 누군가는..

할아버지였어요~~

우왓! 어쩌지.... 창피하실 텐데...

저는 아이에게 우리는 절대로 나가면 안 된다고 없는 척을 하자 했어요.

할아버지가 부끄러워하실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할아버지는 빨간 차의 다친 배를 쓱~보더니...

주머니에 손을 꽂고는 차가운 쿨내를 풍기며 가버렸어요~

와....... 저 쿨내...

진짜 160센티의 몸에서 나오는 아우라는 아주 멋졌어요!

오... 저 쿨내... 진짜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며칠 뒤 제 차를 누군가가 긁었어요.

뒷좌석 쪽 어림잡아 7센티...

저는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도 쿨내를 풍기며...

훗.. 좀... 긁었군.. 하며 장바구니를 들고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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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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