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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포켓몬 사냥꾼

어디까지 해봤니?

by 유진



저는 아이의 간절한 소망을 이루기 위해 사냥을 떠났어요. 이름하야 포켓몬 사냥!!

그 여정은 참으로 갑갑했지만 끝내 성공했지요~!



초등학교 아이들 사이에서는 누가 포켓몬빵을 샀네마네 하는 이야기가 아주 그냥 화제였죠. 제 아이는 듣기만 했지 사본 적은 없었답니다. 하루는 아이가 집에 와서 좀 시무룩해 있더군요. 어찌 된 일인지 물어봤죠. 그랬더니 아이들은 띠부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자기는 포켓몬빵을 산 적이 없기 때문에 띠부실이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포켓몬빵을 사러 나섰습니다. 결과는 실패였죠. 포켓몬 빵이 그렇게 쉽게 구해지겠어요? 아이는 또 실망을 했고 그 모습을 본 저는 안타까웠죠.



저는 그날부터 인터넷으로 검색을 합니다. 아니 대체 이놈의 포켓몬 빵이 뭐길래 이 난리인지 궁금했거든요. 인터넷이 알려준 포켓몬빵의 인기는 대단했어요. 그동안 아이들의 한때 유행이라고 치부했던 것이 미안할 지경이었죠. 편의점들은 포켓몬빵을 사러 오는 사람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빵을 사러 다니는 사람들은 매번 실패를 해서 스트레스를 받더군요.



저는 그 뒤로도 아이와 사냥을 떠났지만 항상 실패만 했어요. 편의점 아주머니께 힌트도 들어보려 했지만 다 소용없었죠. 편의점에 들어오는 양도 한두 개뿐이니 가당치도 않은 일이었어요.



저는 전략을 짜기 시작합니다. ㅡㅛㅡ !!

알아보니 아이들이 학교에 다녀와서는 불가능하겠더군요.

거리에 넘쳐나는 사냥꾼들로 인해 이미 경쟁력에서 실패였으니까요.



포켓몬빵을 샀다는 블로그들을 검색했어요. 그대로 따라 해 봤지만 역시나 실패..

아... 어쩐담... 아이는 혼자만 띠 부실이 없다며 울상이었죠.

저는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어요.



편의점 아주머니가 하신 말씀은 저에게 충격을 줬었답니다. 토요일에 편의점 앞에서 대기 타고 기다리다가 빵이 들어오는 걸 보고 호다닥 뛰어와 빵을 사가는 엄마도 있었다네요? 오 마이 갓.. 이런 경쟁률이라니...



그리고 아이들의 움직임과 어른들의 움직임을 관찰했죠...음..그래그래 ...그렇군..

저는 새로운 전략을 짭니다.

일단 아이를 등교시켰습니다. 저는 아이에게 큰 소리를 땅땅 쳤죠~~

" 엄마 한번 믿어봐! 엄마는 멋진 사냥꾼이니까! "

아이는 잔뜩 들뜬 표정으로 저에게 화이팅을 외쳐주며 등교를 했습니다.



저는 비장한 표정으로 차를 몰고 나갔죠.

그리고 동네를 돌기 시작합니다. 편의점을 지나가며 눈을 크게 뜨고 상황을 살폈죠.

음... 역시 편의점은 확률이 낮군....

계속해서 동네를 돌았습니다. 시간은 10시가 넘어갔죠.

그리고 11시 정도가 되었습니다.



드디어 제 눈에 포착된 것~!!!!!

제가 기다리던 바로 그것이었죠.



그건 바로 빵차~~~!!!!!!!

빵을 가득 싣고 마트와 편의점에 납품을 하는 멋진 아저씨를 기다린 거죠 ~

저는 길가에 정차된 멋진 빵차를 주시했습니다. 그리고 눈을 돌려 10미터 반경에 있는 마트를 주시했죠.

역시... 제 예감이 맞았습니다. 그 빵차 아저씨는 제가 본 마트에 빵을 납품한 거였어요.

저는 번개같이 뛰어갔습니다. 마트 아저씨는 제 표정을 보시더니 한마디를 하시더군요.



"운이 좋으시군요. 마침 지금 들어왔습니다. 일인당 2개만 가능합니다."

브라보 ~ 저는 초코빵 두 개를 사는 데 성공했습니다.

아이에게 사진을 찍어 당당한 제 모습을 전송했죠.

엄지 척의 문자가 수도 없이 날아오더군요..^^

사냥에 성공한다는 게 이런 기분이군... 아주 멋진 사냥꾼이 된 듯한 기분이었어요.



이젠 패턴을 정확히 익혔고 아이가 원할 때만 한번씩 시도를 합니다.

사냥을 떠났던 기억이 있어서 언제쯤 들어오는지 감이 오더군요.

어느 날은 제 몸이 알아서 딱 맞게 마트에 들어갔고 할머니 두 분을 만나게 되었죠.

알고 보니 손주들의 성화에 1시간이나 기다렸다고 하시더군요..

할머니 두 분과 나란히 포켓몬빵을 하나씩 공평하게 받고 잘 가시라고 인사를 나눴답니다.



우리는 모르는 사이였지만 알 수 없는 감정을 교류했지요.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다음 기회에 만나자는 마음의 인사도 나누었습니다.




사랑한다 딸~

엄마가 할 수 있다 안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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