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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처음 하는 배너 광고와 리타겟팅 전략

배너 광고, 온라인 광고의 첫걸음

by 닥터몬드

디지털 마케팅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에게 가장 친숙하면서도 낯선 광고가 바로 배너 광고일 겁니다. 우리가 인터넷을 사용할 때 웹사이트나 앱을 둘러보다 보면 상단이나, 측면, 혹은 콘텐츠 중간 사이에 등장하는 직사각형 이미지 광고가 배너 광고죠.


디지털 마케팅을 경험하지 않으셨던 분들이나 또는 비전문가들이 이렇게 물어보시죠, “배너 광고는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지 않나요?”라고요. 실제로 배너 광고의 평균 클릭률(CTR)은 높지 않습니다. 하지만 고객들의 클릭 반응률이 좋지 않더라도 배너광고의 중요한 것이 있는데, 바로 ‘브랜드 노출’과 ‘인지 강화’ 목적입니다. 배너 광고를 통해 한 번에 사람들을 당장 우리 고객으로 만들면 좋겠지만 배너 광고 한 번으로 그렇게 되기는 힘들겠죠? 하지만 배너 광고를 통해 “이 브랜드, 어디서 많이 봤는데?”라는 심리적 친숙함을 얻는 것이 바로 핵심이죠.


제가 글로벌 디지털 캠페인을 운영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신제품의 론칭 초기 이메일을 통한 제품 홍보도 진행되지만, 지역별로 사용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검색 사이트에 배너 광고 집행도 많이 진행했습니다. 이는 제품 출시 시점에 배너 광고를 통해 인터넷 사용자들로 하여금 해당 배너를 클릭하지 않더라도 제품 이미지나 론칭 이벤트에 대해 눈에 익히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캠페인 결과를 분석하면, 초기 배너 노출이 높았던 시장에서는 해당 제품의 검색량이 빠르게 늘어났고, 이는 바로 제품에 대한 구매 전환으로 이어졌습니다. 즉, 배너 광고는 초기 제품 도입 시장에 브랜드의 ‘씨앗을 뿌리는 역할’을 하는 셈이죠.


■ 배너를 통한 리타겟팅, ‘한 번 관심 가진 고객을 놓치지 않는 기술’


배너 광고를 통해 인지도 강화를 위한 ‘씨앗’을 뿌렸다면, 그다음 단계는 바로 리타겟팅 광고입니다. 리타겟팅(Re-targeting)은 그 자체 의미처럼 이미 우리 브랜드에 관심을 보인 고객에게 다시 광고를 노출하는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 A라는 고객이 삼성전자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와 신제품 노트북을 구경하고 난 후 해당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고 나가지 않았다면, A 고객이 다른 사이트 방문해서 뉴스 콘텐츠를 보거나 유튜브를 볼 때 노트북 광고가 다시 등장합니다. 이때 소비자는 “아까 봤던 그 노트북이네” 하며 무의식적으로 제품을 다시 떠올리게 되죠.


글로벌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인상 깊었던 경험이 하나 있습니다. 온라인 스토어에 한 번 방문으로만 끝내는 유럽 소비자들의 방문 패턴 때문에 고민하던 상황에서, 리타겟팅 전략을 적용했습니다. 다만, 단순히 동일한 광고를 반복 노출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행동 단계별로 광고 크리에이티브를 달리 설계했죠.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전략 1) 첫 방문 고객 → 제품의 강점(배터리, 카메라)을 강조하는 메시지

전략 2) 장바구니 이탈 고객 → “한정 할인”이나 “무료 배송” 같은 구매 유인 메시지

전략 3) 신제품 구매 고객 → 신제품에 매칭되는 액세서리 번들 할인이나 서비스 혜택(예: 액정 파손보험) 안내


이렇게 고객들의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마케팅 메시지를 보냈을 때, 고객들의 메시지 반응 클릭률이 평균 대비 3배 이상 높아졌고 실제 구매 전환율도 두드러지게 상승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리타겟팅은 단순히 광고를 반복 노출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활용한 ‘개인화된 대화’라는 것을 현장에서 확인했던 순간이었습니다.


■ 배너 광고와 리타겟팅,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비즈니스를 처음 시작하신 분들이나 중소기업 마케터가 배너 광고 및 리타겟팅 전략을 도입할 때 너무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작은 부분부터 하나하나 경험해 가면서 그 범위나 내용을 확대해 나가면 됩니다. 어떤 부분부터 시작해 보면 좋을까요? 몇 가지 방법이나 준비할 부분들에 대해 설명드릴게요


◎ 작은 배너부터 시작하기


지역신문사 웹사이트, 네이버·카카오 같은 포털 배너, 혹은 인스타그램 스토리 광고처럼 가볍게 집행할 수 있는 매체부터 경험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 픽셀(pixel) 설치하기


리타겟팅을 하려면 웹사이트에 ‘픽셀 코드’를 넣어 방문자를 추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렵게 들리지만, 구글 애즈, 메타 광고 관리자에서 제공하는 설치 가이드만 따라 하면 누구나 가능하죠.


◎ 메시지는 단순하게


삼성전자 마케팅팀에서도 가끔 하는 실수인데요, 초보자들도 그렇고 열정이 가득한 마케터들도 그렇고, 가장 흔히 하는 실수는 배너에 너무 많은 정보를 담는 것입니다. “이 브랜드는 이런 장점이 있어요”라는 짧고 직관적인 메시지가 훨씬 효과적입니다.


◎ 성과를 측정하며 조정하기

고객들의 클릭률, 닷컴 방문자 수, 장바구니 이탈률 등을 체크하면서 광고 문구나 이미지, 타겟 세그먼트를 조금씩 바꿔 보는 것이 핵심입니다. 작은 실험들을 통해 마케팅 개선점 도출을 반복할수록 광고 효율은 크게 개선됩니다.


배너 광고와 리타겟팅 전략을 처음 접하는 분들께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광고 캠페인들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고객들과의 ‘관계 형성 과정’이라는 점입니다. 삼성전자에서 글로벌 광고를 집행할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광고 또는 디지털 캠페인을 하면 영업 매출이 바로 올라가나요?”였습니다. 물론 광고 및 디지털 캠페인들은 분명히 매출에 기여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우리 브랜드를 친근하게 느끼고, 관심을 갖고, 결국에는 신뢰하게 되는 그 과정을 설계하는 일입니다. 이번 장에서 다뤘던 배너 광고는 고객과의 첫 만남을, 그리고 리타겟팅은 고객과 만남을 다시 만들어 주는 도구일 뿐이죠.


배너 광고와 리타겟팅 전략은 디지털 마케팅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전략적 의미는 매우 깊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보여주기’에서 시작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고객 데이터를 쌓고 활용할수록 배너 광고는 ‘개인에게 꼭 필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정교한 대화’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삼성전자에서 수많은 실험과 실패, 그리고 성공을 반복하며 배운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이제 독자 여러분도 배너 광고와 리타겟팅을 통해, 여러분만의 브랜드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는 첫걸음을 내디뎌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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