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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퍼포먼스 마케팅, 숫자를 이해하는 법

퍼포먼스 마케팅이란 무엇인가?

by 닥터몬드

“마케팅에서 가장 긴장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타 부서 동료들과 이야기를 하거나, 대학 특강을 나갔을 때 학생들로부터 종종 받는 질문입니다. 제 대답은 늘 같았습니다. 경영진 앞에서 "마케팅 실행을 통한 매출 성과 보고할 때”라고요.


실제로 삼성전자에서 일할 때, 글로벌 캠페인 중간보고 자리에서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CTR이 지난주보다 왜 0.2% 떨어졌죠?” 당시에 전 속으로는 ‘0.2%면 그냥 통계적 오차 거나 감소 수치가 크지 않은데...’라고 여겼지만, 경영진에게는 그 0.2%가 글로벌 연계 매출로는 수십억, 수백억 원의 매출 차이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디지털 마케팅 영역에서, 특히 퍼포먼스 마케팅은 숫자를 단순히 다루는 게 아니라, 숫자 뒤에 숨어 있는 이야기를 설명하는 일이라는 것을요!


■ 숫자는 고객의 언어다


퍼포먼스 마케팅은 검색광고, 배너광고, SNS 광고처럼 마케팅 성과가 숫자로 바로 드러나는 영역입니다. 처음 보면 CTR, CPC, CPA, ROAS 같은 약어들이 때론 암호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저 또한 처음엔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실무를 하다 보니, 이런 용어들이나 숫자들이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고객이 남긴 신호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CTR이 높다 = 광고 문구가 마음을 끌었다는 뜻

CPC가 높다 = 고객의 관심을 얻는 데 비용이 많이 들었다는 의미

CPA가 높다 = 관심은 있었지만 구매까지는 망설였다는 의미

ROAS가 낮다 = 돈은 썼지만 고객 지갑을 열지 못했다는 경고


[용어설명]

① CTR (Click Through Rate, 클릭률)

- 정의: 광고가 노출된 횟수 대비 사용자가 클릭한 비율

- 계산식: (클릭 수 ÷ 노출 수) × 100

- 의미: 광고 문구나 이미지가 얼마나 고객의 관심을 끌었는지 보여줍니다.

- 예시: 1,000번 광고가 노출됐는데 50명이 클릭했다면 CTR은 5%.


② CPC (Cost Per Click, 클릭당 비용)

- 정의: 광고 1번 클릭당 지불한 금액

- 계산식: 광고비 ÷ 클릭 수

- 의미: 고객의 관심을 얻는 데 얼마나 비용이 들었는지를 나타냅니다.

- 예시: 광고비 10만 원으로 1,000번 클릭을 얻었다면 CPC는 100원.


③ CPA (Cost Per Action, 전환당 비용)

- 정의: 고객이 특정 행동(Action)을 할 때까지 들어간 평균 비용

- 계산식: 광고비 ÷ 전환 수

- 의미: 고객이 실제로 구매·회원가입·다운로드 등 목표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데 얼마나 돈이 들었는지

보여줍니다.

- 예시: 광고비 50만 원으로 구매 100건이 발생했다면 CPA는 5,000원.


④ ROAS (Return On Ad Spend, 광고 투자 수익률)

- 정의: 광고비 대비 매출이 얼마나 발생했는지 나타내는 지표

- 계산식: (광고로 발생한 매출 ÷ 광고비) × 100

- 의미: 광고비를 쓴 만큼 효과적으로 매출을 냈는지를 보여줍니다.

- 예시: 광고비 100만 원으로 400만 원 매출을 올렸다면 ROAS는 400%.


숫자는 결국 고객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또 다른 언어입니다.


■ 단어 하나가 만든 기적


새롭게 출시된 스마트폰의 글로벌 캠페인을 하던 때였습니다. 광고 문구 실험에서 ‘혁신(Innovation)’과 ‘새로운(New)’을 비교했는데, 결과는 의외였습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혁신”이 브랜드 이미지에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고객은 훨씬 직관적이고 심플한 단어에 반응했습니다. 다시 설명하면, ‘New’라는 표현이 캠페인 제목에 보였을 때 CTR이 무려 두 배나 상승되었던 것입니다. 이 작은 실험 하나가 마케팅 예산 수십억 원을 절약하게 만들어 줬습니다. 이때 확실히 느꼈습니다. 퍼포먼스 마케팅은 작은 단어 하나, 이미지 한 장이 판을 뒤집는 게임이라는 것을요.


■ 고객의 발자국을 다시 잇다


또 다른 기억은 스마트폰과 스마트 TV 프로모션이 연계된 리타겟팅 캠페인이었습니다. 어떤 고객이 제품 페이지를 보고 그냥 떠났습니다. 보통 이전 같았으면 여기서 끝났을 겁니다. 하지만 며칠 뒤 그 고객에게 “당신에게만 드리는 시크릿 오퍼”라는 이메일을 발송하자, 고객의 이메일 오픈과 클릭, 더 나아가 해당 메시지를 통한 구매 전환율이 30% 넘게 뛰었습니다. 퍼포먼스 마케팅은 이렇게 고객이 남긴 작은 발자국을 다시 이어주는 마케팅입니다.


■ 숫자를 해석하는 힘


주니어 마케터들이 자주 하는 실수 중 하나는 숫자를 단순히 나열하는 겁니다. “ROAS가 떨어졌습니다. CTR이 낮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뒤에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는지 설명하는 능력입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타겟팅이 너무 넓었는지

광고 문구가 고객의 기대와 어긋났는지

혹은 경쟁사의 할인 이벤트가 영향을 줬는지


숫자는 결과가 아니라, 우리가 풀어야 할 스토리의 시작점입니다. 또한 퍼포먼스 마케팅은 결국 고객 행동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전략을 수정하는 과정입니다. 데이터를 단순 보고용으로만 쓰는 게 아니라, 고객이 왜 클릭했는지, 왜 장바구니를 포기했는지, 왜 결제를 완료했는지를 심리학적으로도 읽어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퍼포먼스 마케팅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숫자로 하는 심리학'이라고 말이죠.


퍼포먼스 마케팅을 처음 접하면 숫자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숫자는 차갑고 복잡한 게 아니라, 고객이 솔직하게 남긴 흔적이라고 생각하세요. 숫자를 두려워하지 않고, 그 안에서 고객의 마음을 읽어낼 때 마케팅은 훨씬 더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퍼포먼스 마케팅은 결국 데이터와 사람이 만나는 지점에서 가장 빛을 발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마케터들이 숫자 속에서 고객과 대화하는 즐거움을 경험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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