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4) 마케팅 전략이란 무엇인가요?

by 닥터몬드

삼성전자에서 처음으로 신제품 출시와 관련된 글로벌 마케팅 기획 업무를 맡았을 때의 일입니다.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회의가 열렸는데, 당시 저에게 주어진 미션은 간단해 보였습니다. “글로벌 고객들에게 신제품을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요?”였죠. 그래서 저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열심히 조사해서 PPT를 만들었습니다. 신규 출시 제품의 기기 스펙, 제품의 타겟 연령층, 타겟 별 소비자 니즈, 경쟁사 비교, 지역 별 시장 특징 등등… 발표를 마치고 뿌듯해하고 있었는데, 한 임원분께서 조용히 이렇게 물으셨습니다.


“좋습니다. 그런데 전략은 뭔가요?”


그 순간 멍해졌습니다. 저는 분명 시장 조사도 하고, 고객 니즈도 분석했고, 캠페인 예산도 고민했는데… 왜 이걸 전략으로 보지 않으실까?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전략'이란 무엇인지, 마케팅 전략이 단순한 실행 계획이나 아이디어 모음과 어떻게 다른지 고민하게 됐습니다.


결론적으로, 전략은 ‘방향’입니다!


마케팅 전략이란 쉽게 말해서, "우리가 왜 이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설명해주는 설계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광고를 집행한다거나 SNS 콘텐츠를 올린다고 해서 전략이 되는 건 아닙니다. 전략은 '행동의 이유'와 '일관된 방향'을 포함합니다. 예를 들어, '갤럭시 플립'이 처음 출시될 때 20대에서 30대 여성 고객을 주요 타겟으로 하고 있고, 타겟 고객들은 인스타그램을 주로 사용한다는 걸 알았다고 가정해 볼게요. 그럼 단순히 “인스타에 올리자!”가 전략이 아닙니니다. 왜 인스타그램이어야 하는지, 어떤 콘텐츠 톤앤매너로 소통할 건지, 갤럭시 스마트폰 브랜드가 궁극적으로 타겟 고객에게 남기고 싶은 이미지는 무엇인지, 이런 맥락까지 모두 포함돼야 전략이 되는 거죠.


그렇다면 마케팅 전략의 핵심 요소는?


마케팅 현장에서 전략을 수립할 때, 저는 다음 4가지 질문을 꼭 던지곤 했습니다.


1. 우리는 누구에게 팔고 싶은가? (Target)

→ 고객 세분화, 페르소나 설정이 이 단계에서 중요합니다.


2. 무엇을 어떻게 팔 것인가? (Value & Positioning)

→ 고객에게 제품을 통해 어떤 가치를 줄지, 경쟁사와 어떤 차별점을 둘지 고민합니다.


3. 어떤 경로로 전달할 것인가? (Channel)

→ 온드 미디어, 검색광고, SNS, 유튜브, 오프라인 등 어떤 미디어 채널 접점을 통해 고객을 만날지 정해야 합니다.


4. 우리 마케팅이 잘하고 있는지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 (KPI & Measurement)

→ 전환율, 클릭률, ROAS, LTV 등 구체적인 수치로 성과를 측정합니다.


이 네 가지가 빠지면 ‘전략’이 아니라 그냥 실행 아이디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략 없는 실행은 ‘노력’일 뿐입니다. 또한, 전략은 지역성을 반영해야 합니다. 실제로 삼성전자에서 진행한 글로벌 마케팅 프로젝트에서도, 지역 별로 현지 시장에 따라 전략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같은 제품이라도 유럽 시장에서는 친환경 메시지를 강조했고, 동남아시아에서는 가성비를 강조했죠. 중요한 건, “어떻게 알릴까?”가 아니라 “왜 그렇게 해야 하는가?”를 먼저 고민하는 것입니다. 이게 바로 마케팅 전략의 출발점이고,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움직이는 이유입니다. 저는 전략을 다음과 같이 표현합니다.


전략은 ‘선택’이자 ‘포기’이다!


많은 초보 마케터들이 실수하는 것은 의욕이 넘치다 보니 “이것도 해보고 싶고, 저것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죠. 하지만 전략은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를 정하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예산과 시간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모든 채널을 동시에 운영할 수도 없고, 모든 타겟을 동시에 잡을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전략의 본질입니다. 이는 마케팅 전략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사회 생활에서도 적용되는 것 같네요.


독자 여러분, 마케팅 전략은 어렵지 않습니다!


마케팅 분야에 대해 준비 예정인 분들께는 마케팅 전략이라는 단어 자체가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차근차근 고객을 이해하고, 시장을 분석하고, 목표를 명확히 잡고 나면 자연스럽게 전략의 틀이 만들어집니다. 아마 이번 내용을 읽어 오면서 여러분들도 조금은 전략에 대해 조금씩 이해가 되실거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전략은 책상 위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고객과의 접점에서 끊임없이 검증되고 수정된다는 것입니다.

keyword
이전 03화(1.3) 데이터 마케터가 꼭 알아야할 기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