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dplay – A Film For The Future
어느 순간에서부턴가 콜드플레이는 조롱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물론 아직도 수많은 팬들이 그들에 열광하나 “소위 음악을 좀 깊게 좋아한다는” 이들은 초기작과 영영 유리되어버린 듯한 팝 사운드에 깊은 실망감을 표했다. 따지고 보면 그렇게 떨어지는 작품은 없었지만 21세기 록의 대변자로 영국 냄새 폴폴 나던 수작을 일궈낸 이들이지만 어느 순간 대중주의에 영합해버린 듯한 방향성 선회로 콜드플레이 매니아들의 당황감과 배신감을 유도했다. 2024년에 나온 신작 < Moon Music >도 발매 전후로 비판이 거셌다.
한편으론 음악가로서 이미 모든 걸 성취한 콜드플레이가 인간의 무자비한 행동으로 위험에 처해 있는 지구와 온갖 부조리와 만행으로 상처 입은 세상을 위한 치료제로서 이 음반을 기획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존 레논이 ‘Imagine’과 마이클 잭슨의 ‘Heal the World’같은 아가페적 사랑이 < Moon Music >에서 드러난다. 크리스 마틴 본인도 “끔찍하게 괴롭고 힘든 하루라고 느낄 때 이 앨범을 통해서 반대의 기분을 가졌으면 좋겠다”라며 작품의 의미를 강조했다.
'Hymn for the Weekend'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벤 모르가 총감독 역할을 수행한 <A Film for the Future>는 말 그대로 콜드플레이가 꿈꾸고 희망하는 미래를 45분 동안 그려냈다. 영화 사운드트랙이 바로 <Moon Music>이었다. 1번 트랙 ‘Moon Music’부터 10번 ‘One World’까지 트랙별 영상을 이어붙였고 스크린 최상단에 가사를 첨부했다. 라이트룸 특유의 다각도 화면이 풍성한 시각적 체험을 선사했고 1,000개 이상의 사운드스피커가 주조한 음향도 놀라웠다. 다큐멘터리와 픽션, 애니메이션 등 다채로운 형식으로 콜드플레이가 꿈꾸는 사랑과 평화, 연대와 희망을 표출했다.
인류 발전과 사회 현실을 생생하고도 직설적으로 담아낸 ‘We Pray’와 만화풍으로 산뜻하고 사랑스러운 기분을 선사한 ‘Feelslikeimfallinginglove’가 대조적이었다. 사이키델릭한 연출과 일본 애니메이션 걸작 <아키라>가 떠오르는 장면이 전자음악과 잘 어울렸던 ‘Aeterna’가 본 영화 가장 인상적인 순간을 끌어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표현하고 모두를 안아주는 듯 포근한 ‘One World’은 명징한 의도와 벅차오르는 곡 구성으로 영화와 음반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팝록의 틀 아래 다채로운 스타일을 도입하며 디스코그래피를 구축하고 있는 콜드플레이. 물론 절륜한 데뷔작 <Parachutes>(2000)부터 영광의 <Viva la Vida or Death and All His friends>같은 전성기 순도에 미치지 못하지만,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25년 차) 밴드로서 그들이 음악을 통해 사회와 세상에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를 결코 무의미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Coldplay A Film For The Future>는 <Moon Music>가 가진 음악의 힘에 영상 매체 매력을 더해 21세기 영상, 음향 기술과 멀티 미디어적 특성을 견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