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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그래미 장르별 수상작

올해도 변치 않고 반짝였던 장르음악

by 염동교

흔히 장르영화, 장르음악이란 말을 쓴다. 조금 모호하지만 보편적 질감의 영화와 음악 예술에 비해 조금 더 특정 스타일이 또렷한, 개성과 정체성이 확고한 작품들이라고 봐도 좋다. 올해 그래미로 따지면 사브리나 카펜터와 Best Metal Performance 를 받은 프랑스 밴드 고지라를 비교해보면 메인스트림 팝과 장르뮤직의 차이점이 체감될 것이다. 제67회 그래미 2부 특집 글에선 개인적으로 눈여겨 본 세부 카테고리 수상작에 돋보기를 들여다 보기로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E7FU_mqhFGk

수상의 영광은 스크릴릭스와 프레드 어게인, 플로우단(Flowdan)이 협연한 ‘Rumble’에게 돌아갔지만 에이펙스 트윈과 제임스 블레이크, 디스클로저가 격전지를 이뤘던 2024 그래미 Best Dance/Electronic Recording 처럼 올해도 이 부문 경쟁이 치열했다. 경쾌한 댄스 뱅어 ‘She’s Gone, Dance On’으로 2년 연속 노미네이션된 디스클로저와 우아한 전자음악가 포텟, 일렉트로니카의 총아 프레드 어게인을 제치고 프랑스 일렉트로니카 대들보 저스티스가 세번째 그래미 수상의 감격을 누렸다. 수상작 ‘Neverender’의 사이키델릭 색채를 입힌 테임 임팔라는 삼수 끝 첫 수상.


Best R&B Album은 “악마의 재능” 크리스 브라운의 <11:11 (Deluxe)>에게 돌아갔고 Best R&B Performance 는 라디오에서 소개한 바 있는 1990년대 풍 알앤비 머니 롱의 ‘Made for Me (Live on BET)’가 가져갔다. 대중음악 웹진 IZM에서 함께 수학중인 박승민 에디터가 추천했던 앤더슨 팩과 크넥스워리지(Knxwledge)의 콤비 노워리스(NxWorries) 의 <Why Lawd?>가 Best Progressive R&B Album을 완성도 높은 트랙들이 포진한 작품으로 진보적인 알앤비를 즐기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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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엘라 피츠제랄드와 사라 본 같은 보컬 재즈 전설들을 소환하고 있는 1999년생, 스물다섯 재즈 신성 사마라 조이가 Best Jazz Performance 와 Best Jazz Vocal Album을 수상했다. 재즈 뮤지션으로 드물게 65회 그래미 신인상까지 받은 그가 앞으로 재즈 부문을 꽉 잡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워낙 기량도 탄탄하고 그래미의 사랑도 듬뿍 받고 있으니 말이다. 며칠 안 남은 다가온 사마라 조이의 첫번째 내한도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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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고 왠지 눈물겨운 이름이 수상명단에 보인다. 2019년 작고한 모던 재즈의 거장 칙 코리아. 퓨전 재즈의 걸작이자 숱하게 리바이벌되어 이젠 재즈 스탠더드로 분류되는 ‘Spain’의 주인공이다. 코리아가 미국 밴조 연주자 벨라 플렉(Béla Fleck)과 협연한 < Remembrance >가 Best Jazz Instrumental Album을 수상했다. 추억 혹은 추모를 의미하는 음반명에 괜히 마음이 뭉클해진다. 이번 28회째 수상으로 칙 코리아는 퀸시 존스와 더불어 사이좋게 그래미 최다 수상 3위에 등극했다.


제4회 Dr. Dre Global Impact Award를 받은 앨리샤 키스는 특유의 빨려들어갈 것 같은 눈빛과 무언가 능청스러우면서도 여유 넘치는 화법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수상 소감을 연출했다. 키스의 노래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 Hell’s Kitchen >가 Best Musical Theater Album을 받으며 영광을 더했다. 대중음악계 새로운 조류 아프로비츠의 경향성을 가늠하는 Best African Music Performance 는 만장일치 호평 세례를 받았던 템스의 'Love Me JeJe'에게 돌아갔고, Best Reggae Album은 국내에도 개봉했던 <밥 말리: 원 러브> 사운드트랙인 <Bob Marley: One Love - Music Inspired By the Film (Deluxe)>가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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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세부 장르 수상작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음악 마니아들에겐 작년에 놓쳤던 작품들을 한바퀴 쭉 돌아볼 계기과 되며, 신예의 패기와 전성기 맞은 뮤지션의 고양감, 베테랑의 연륜이 음악계 두루 공존함을 엿보는 순간이기도 하다. 아직 대략 350일 넘게 남은 2026 그래미까지 수많은 음반을 들으며 어떤 작품이 후보에 오를지, 수상의 영예를 앉을지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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