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뮤지션 100인 전 Vol.1
이랜드 컬렉션에 종종 입이 떡 벌어지곤 한다.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어마어마한 소자품을 갖춘 걸까. 작년 판교 현대백화점에서 본 “위대한 농구선수 75인 전 vol.1”에 이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문화홀에서 열린 “위대한 뮤지션 100인 전(The Greatest Musicians 100 vol.1)을 관람하고 든 기분이다. 농구와 대중음악 둘 다 관심사다 보니 때마다 눈이 휘둥그레졌고 “요건 진짜 갖고 싶다” 부러운 마음도 들었다.
첫 번째 섹션의 반짝이는 붉은 물결이 장관이었다. 2012년 < Red >라는 앨범을 발매하기도 한 21세기 슈퍼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방으로, 싸인이 적힌 펜더(Fender) 기타와 하얀 드레스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2023년 연예인으로선 최초로 타임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스위프트를 전시회 시작으로 구성한 측면에서 그녀의 무게감이 느껴졌다. 같이 간 친구는 “매우 과대평가 되었다(Overrated)”며 정색했지만.
뒤이어 휘트니 휴스턴과 아레사 프랭클린, 마돈나 등 팝 역사를 수놓은 디바(Diva) 순서였다. 다이애나 공비의 의상을 제작했던 안드레 반 피어(Andre Van Pier)의 마돈나 드레스, 명곡 ‘I Will Always Love You’가 흘렀던 영화 < 보디가드 >의 사운드트랙 < The Bodyguard > 투어 당시 입었던 휘트니의 의상에서 디바들의 손짓과 몸동작을 상상했다. 친구에게 “한때 남편이었던 뉴 에디션 출신 바비 브라운 때문에 맘고생 심했지”라며 사생활도 들려주었다.
데이식스와 실리카겔, 잔나비 덕에 한국에서 “밴드 붐이 온다”란 말이 들려올 만큼 밴드 뮤직을 향한 관심이 높아졌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와 드래곤 포니 같은 신진 세력도 만만치 않다. 최근 인터뷰한 베테랑 음악가 손무현도 “밴드 발전사가 곧 팝의 역사다”라고 말했다. 금번 전시회 “밴드(Band)” 섹션은 내 시선을 장기간 붙잡아 두었다.
에어로스미스의 1987년 중후기 명작 < Permanent Vacation >과 단 다섯 곡으로 구성된 핑크 플로이드 1977년 컨셉트 앨범 < Animals >, 숨겨진 명밴드 더 밴드(The Band)의 < Moondog Matinee >(1973), 얼마 전 일본에서 공연을 본 섹스 피스톨스의 펑크(Punk) 기념비 < Never Mind The Bollocks… Here’s The Sex Pistols >(1977) 싸인 LP에 “요놈들 싹 다 집으로 가져가고 싶다” 충동이 들었다.
멤버들의 얼굴을 모아놓은 앨범 아트가 인상적이며 꽤 팝적인 음향을 들려줬던 1981년 음반 < Face Dances >를 보고 영국인 아니랄까 봐 “역시 후는 대단해!”라던 동행인은 의외로 라틴록의 금자탑 산타나의 1970년 작 < Abraxas >에도 반응했다. ‘Oye come va’와 ‘Black Magic Woman’ 같은 명곡이 실린 이 음반을 학창 시절 CD로 주야장천 들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비치 보이스의 또 다른 걸작 < Surf’s Up >을 그날 밤 감상했다.
위대한 영국의 두 록밴드. 오아시스와 퀸이 보였다. 마침 점심에 브릿팝 관련 강의를 했고 무려 폴 웰러의 < Stanley Road >와 블러의 < The Great Escape >, 라디오헤드 < The Bends >와 펄프 < Different Class >가 경쟁한 1996 브릿 어워드의 “올해의 음반(Album of the Year) 승자인 오아시스의 트로피가 전시되어 있어서 특별했다. 프레디 머큐리의 토슈즈와 브라이언 메이의 에메랄드빛 기타가 브릿팝을 초월해 록 역사의 챔피언인 퀸의 흔적을 드리웠다.
--2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