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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힙 명품 래퍼와의 만남

키드밀리 x 웹진 IZM 인터뷰

by 염동교

국내 힙합 신을 이끄는 래퍼 키드 밀리(Kid Milli)와의 만남. 처음엔 어색한 기류가 흘렀지만 한결 부드러워진 분위기에 그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한때 “끊어치기 플로우”라고도 불렸던 래핑으로 신의 독보적 위치에 오른 그는 ‘Honmono’와 ‘Honda’ 같은 시대가 회자할 랩뮤직을 다수 남겼다. 남들에게 쉬이 잊히지 않는 플로우와 가사 설계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다고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Xxa9_zHUnVA

본인 말로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애쓰며 만들었다는 데뷔작 < AI >와 “제작을 후회하지 않지만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솔직하게 고백한 < BEIGE >, 아무 생각없이 만들었고 대체로 아쉬웠다는 반응에서 외려 많이 배웠다는 빅나티와의 < + >와 외려 알앤비에 가까웠던 < 라드밀리 >까지 경력은 펀치라인의 연속.


최근 UK 개러지에 꽂혔다는 그는 다채로운 음악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고, 기타와 드럼 같은 리얼 악기 체득과 프로듀싱 능력 제고의 목표도 공유했다. 데모를 주고받는 방식에 만족한다는 드레스와의 < Cliché > 2편은 첫번째 챕터와는 확연히 다른 작풍일 거라고 귀띔했다. 고맙게도 우리에게 드레스의 연락처를 주어 추후 인터뷰의 활로가 뚫렸고 사흘 전 드레스와의 6월 23일 인터뷰가 결정되었다.


은퇴와 래퍼로서 “늙어간다는 것의 의미”에 대한 물음에 “늘 내일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라던 그는 몸보다 마음이 중요함을 강변했다. 음악에 대한 열의와 근원적 애정일 테다. 삼십 대 초반이 된 만큼 결혼과 향후 경력을 비롯해 신경 쓸 게 많아졌다는 그에게서 포도주처럼 농익어가는 모습을 보았다.


인스타그램 50만 팔로워와 파김치갱에 출연할 정도로 높은 인지도지만 유럽 무대에선 한없이 작아진 자신을 발견했다고. “유튜브를 비롯한 예능은 일로 안 친다”라는 명확한 구분법도 인상적이었다. 개별 공연마다 관객 수가 달랐지만, 유럽 관객들의 음악에 대한 진지함과 진정성(Authenticity)을 엿봤고 산업 이면의 음악과 예술에 천착하는 그들의 문화에 감탄했다고 한다. 힙노시스 테라피 제이 플로우의 경험담과 흡사해 놀라웠다.


https://www.youtube.com/watch?v=rsvJOrI2GfE

쿨함과 진지함의 겸비가 마치 그의 음악같았다. 공식 인터뷰에 들어갈 내용은 아닌 것 같아 마지막에 “과거에 드림카인 애스턴 마틴을 뽑았다는 소식에 부러움을 금치 못 했다” 웃으며 말을 건넸더니 “이젠 그런거 X도 아닌거 다 안다” 해외 힙합 아티스트들을 보고 따라한거지만 몇 년 지나니 다 부질없더라”라며 변화를 여과없이 나타냈다. 나른한 스웩이 느껴지는 < AI, THE PLAYLIST >의 ‘Flex’도 어쩌면 이십대중반의 키드밀리만이 보여줄 수 있던 서사였을 테다.


사갖고 간 < BEIGE >와 < Cliché > 사인 받을 때는 “베클 대전이 활발하죠?” 농을 던졌다. 일반적으로 < Cliché >의 평가가 더 높은 것과 달리 IZM 필자가 준 별점은 각각 네 개와 세 개. 물론 피드백과 평론은 어디까지 개인의 영역이다. 랩만큼 배경에 깔린 소리와 프로듀싱을 중시하는 나로선 < Cliché >가 확실히 흥미로운 작품이었고, “1편과는 확실히 다른 결이 될테지만 드레스와의 협업을 사랑한다”는 인터뷰한 꼭지가 강하게 와닿을 수밖에 없던 이유다.


“켄드릭보단 드레이크에요!” 랩과 상업성 등 육각형 꽉 찬 드레이크의 능력을 높게 평가했던 대목과 상대적으로 덜 인정 받는 < Honestly, Nevermind >를 인생 음반으로 뽑은 점도 인상적이었다. 에이셉 라키의 < Long.Live.A$ap > 언급에 군시절 체단장서 자주 들었던 ‘F**kin’ Problems’와 ‘Fashion Killa’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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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은 대중음악 웹진 IZM 웹사이트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https://izm.co.kr/posts?id=33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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