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속 재즈 로프트> 3회차 <크리스마스 재즈 파티>에 다녀오다.
서울아트시네마에서 크리스마스 재즈 파티가 열렸다. 호스트는 재즈 평론가 황덕호. 그가 진행하는 재즈 관련 강좌를 몇 차례 들으면서 재즈를 향한 애정과 폭넓은 지식을 확인한 바 있다. 말씀도 참 조리 있게 잘하시는 분.
<영화관 속 재즈 로프트> (황덕호 평론가는 Jazz Loft 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라는 4회차 콘텐츠로 매주 화요일에 진행 중이며 12월 21일에 열린 <크리스마스 재즈 파티>는 그 세 번째 시간. 멋진 재즈 음악을 듣고 황덕호 평론가의 설명도 듣는 일석이조의 기회를 놓치기 싫었다.
거의 꽉 찬 상영관이 놀라웠다. 재즈에 푹 빠져 있는 마니아부터 입문자 등 각자 사연이 다르겠지만 우리가 함께 음악과 시간을 공유한다는 아름다운 사실은 불변한다.
제목이 파티긴 하지만 영화 속 미국 대학생들 홈파티처럼 왁자지껄 정신없는 시간은 아니었다. 뭐 파티도 정의하기 나름이다. 많은 사람이 함께 행복한 시간을 꾸려가는 것이 본질!
캐럴과 재즈는 찰떡궁합이다. 다양한 장르의 캐럴 명곡들이 많지만 캐럴 하면 왠지 모르게 스탠더드 팝 혹은 재즈부터 떠오른다. 아늑함과 따스함, 즐거움 등의 감정을 잘 살려 줄 수 있는 장르여서 그런 것 같다.
문을 연 건 덱스터 고든. 테너 색소폰의 전설인 그는 즉흥 연주에 강점을 보였다. 베르트랑 타베르니에가 연출한 1986년 작 재즈 영화 <라운드 미드나잇>에서도 그를 만날 수 있다. 첫 곡 ‘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istmas’의 음을 유려하게 밀고 당기는 레이드 백 연주에 감탄사가 연신 나왔다.
우리에게 친숙한 캐럴들은 언제 만들어졌을까? 1818년 독일 작곡가 프란츠 그루버가 작곡한 ‘고요한 밤, 거룩한 밤(Silent night, holy night)’ 미국 작곡가 제임스 로드 피어폰트가 1857년 세상에 내놓은 ‘징글 벨(원제: 말 한 마리가 끄는 마차 썰매)’처럼 생각보다 연식이 오래된 곡들이 많다.
황덕호 평론가 피셜 ‘한 때 세상에서 가장 유명했던 캐럴’인 빙 크로스비의 ‘White Christmas’ 는 상대적으로 젊다. 1942년생! 유튜브 빙 크로스비 공식 채널에 있는 ‘White Christmas’의 애니메이션 영상을 함께 봤다. 군으로 떠난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남은 가족과 훗날의 재회를 담은 짧은 클립에 눈물이 핑 돌뻔했다. 실제로 빙 크로스비는 참전 군인에게 가장 큰 위로를 준 가수였다고.
캐럴이라고 다 순진할 필요가 있겠는가? 어른의 캐럴도 있다! 1950년대에 영화배우로도 활약했던 팜므파탈 이미지의 어사 키트(Eartha Kitt)는 농염한 목소리로 담비 코트와 54년형 컨버터블 자동차를 요구한다. 그의 산타클로스는 어쩌면 슈거 대디가 아니었을지.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