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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유럽 여행기_카를스루에

평화롭고 한적한 시간을 보내고오다.

by 염동교

원래 여행기는 잘 쓰지 않지만 한 번쯤 몸이 느낀 경험을 글로 남겨도 좋다. 과거와 미래의 여행을 문자화해줄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새로운 마음으로 열흘간의 짧은 유럽 여행기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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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출발은 카를스루에였다. 카를스루에를 택한 이유? 별거 없다. 여행지를 아무 생각 없이 택하곤 한다. ‘그냥 이름이 끌려서’ 아니면 ‘꼭 가야 하는 목적지와 가까워서’ 같은 얕은 이유가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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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스루에를 끼워 넣을 수 있을까 아슬아슬했다. 첫 번째 날 숙소는 독일과 프랑스의 접경지 스트라스부르에 있었고 그곳에 늦어도 자정쯤엔 도착해야 했다. 작은 도시라도 최소 세 시간의 여행 시간이 확보되어야 하니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서 6시 반 이전엔 칼스루에행 열차를 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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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속 시간을 예상하기 어려웠다. 수하물 찾는 시간을 줄이고자 캐리어를 기내에 갖고 탔다. 생각보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일찍 도착했지만, 열차 편은 대부분 솔드아웃되었고 그나마 남은 것들 것 가격이 어마어마했다. 대신 저가 버스회사 플릭스버스(Flixbus)를 선택, 18유로 정도에 카를스루에에 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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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캐리어라도 끌고 다니며 여행하는 건 무리다. 고맙게도 독일의 기차역엔 물품 보관소가 있어서 몇 유로 동전만 넣으면 짐을 보관할 수 있다. 캐리어와 배낭을 몽땅 밀어 넣고 가벼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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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스루에는 작고 평화로웠다. 도심 가는 길목에 동물원이 있어 멀리서나마 코끼리를 보았다. Europaplatz 근처에서 물 주전자를 든 여인 동상을 보고 햄버거를 테이크아웃했다. Schlossgarten(성의 정원)에서 빨간 노을을 바라보며 저녁 먹은 건 참 잘한 선택이었다. 카를스루에 여행 최고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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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스루에는 황톳빛 피라미드가 있는 Marktplatz를 중심으로 관광지가 모여있어 여행하기 편리했다. 노란색 건물이 수평으로 길게 이어진 Badisches Landesmuseum(바덴 국립 박물관) 앞에선 한 커플이 전시회 관련 이모저모 얘기를 나눴고 이미 어둑해진 후에 본 Konzerthause(콘서트홀) 상단의 부조는 귀여웠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보니 스트라스부르 행 기차 시간이 다가왔다. 조금 피곤했지만 짧고 굵은 카를스루에 여행이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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