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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동교 Jul 04. 2022

열흘 유럽 여행기_룩셈부르크

야경이 멋진 중세풍 요새 도시를 다녀오다.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던 룩셈부르크.


우리에겐 펑크 록 밴드 크라잉 넛의 노래 제목으로 더 익숙할지도 모르는 룩셈부르크는 네덜란드, 벨기에와 함께 ‘베네룩스’ 삼국을 구성하는 작은 나라다. 공작이 다스려서 대공국의 명칭을 가졌고 국가와 수도의 이름이 룩셈부르크로 같다.


늘 가고 싶었던 룩셈부르크는 전 여행지인 메츠와 가까웠다. 기차로 딱 한 시간 정도 걸려 도착한 룩셈부르크는 야경이 멋들어진 ‘요새 도시’였다. 기대한 만큼, 아니 기대 이상의 멋진 여행지였다.


룩셈부르크의 야경


숙소 얘기를 잠깐 하고 넘어가야겠다. 2016년 암스테르담 교환학기와 2019년 코로나 팬데믹 사이 몇 차례 유럽 여행 대부분은 호스텔에서 보냈다. 1박에 만 원(약 7~8유로) 미만의 곳도 있었고 한 방에 열 명이 넘는 이들과 지지고 볶으며 함께 지냈다. 거기서 발생하는 수많은 일시적 만남과 때론 재밌고 때론 귀찮은 스몰 토크. 팬데믹이 앗아간 그 문화가 서서히 회복기로 들어선 지금 어떻게 바뀌었을지 궁금했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내가 예약한 룩셈부르크 유스 호스텔은 딱 예전의 느낌을 떠오르게 했다. 지나치게 긴 체크인 대기 줄과 로비에 앉아 밤을 지새우며 수다 떠는 사람들, 단출한 무료 조식.



체크인을 마치고 나니 9시가 훌쩍 넘었다. 밤 여행을 할지 아니면 쉴지 고민했지만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이틀, 시간을 알차게 써보기로 마음먹었다. 결과적으로 “룩셈부르크 나이트타임 트래블”은 대성공이었다.


아 지금부터 룩셈부르크 대신 뤽상부르라는 표현을 쓰려고 한다. 조금 더 곡선적인 발음에서 알 수 있듯이 룩셈부르크의 프랑스 이름. 여행하면서 프랑스의 문화를 강하게 느꼈다. 몬트리올을 몽레알이라고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랜드 두칼 궁전과 Grand Hotel Cravat

뤽상부르는 그랜드 두칼 궁전을 품은 올드타운에 주요 관광지가 몰려있다. 올드타운에서 아래로 내려가면 또 다른 시가지가 나오는데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며 재미가 있다. 윗마을과 아랫마을 사이에 Bock Casemate라는 거대한 동굴 겸 요새가 있는데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 느낌이다.



10분 정도 걷다 보니 올드타운이 나왔다. 10시가 넘은 평일 밤인데도 노천 식당/바는 왁자지껄했다. 거기만 시끌벅적했던 걸 보니 몇 안 되는 늦게까지 하는 술집이었나 보다. 알제트 강 너머로 보이는 야경이 멋졌고 정신없이 돌아다니다 보니 올드타운의 절반을 돌아버렸다. 



기욤 2세 동상은 주변 공사로 인해 가려있었고  Cathedrale Notre-Dame은 닫혀있었지만(늦은 시간에 갔으니 닫힌 건 당연하다.. 그리고 난 결국 내부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 이야기는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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