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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동교 Jun 27. 2023

마이클 잭슨 7곡

14주기를 맞아 선정해 본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마이클 잭슨 7곡

2023 6월 25일은 마이클 잭슨의 14주기였다. 전 세계 많은 팬이 SNS로 그를 추모했고, 한국 마이클 잭슨 팬클럽 문워키즈에서도 14주기 행사를 열었다. 나 또한 마이클 잭슨의 팬이고 그의 음악을 사랑하지만, 한 번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마이클 잭슨 노래' 같은 앙케이트는 생각지 못한 것 같다.


14주기를 맞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마이클 잭슨의 7곡을 선정했다. 늘 되풀이하는 핑곗거리지만 당장 내년에 바뀔 수도 있는 리스트며 특히 마이클 잭슨처럼 수많은 명곡을 가진 가수는 그럴 가능성이 더 높다. 잭슨 파이브와 잭슨스 등을 제외한 솔로 스튜디오 앨범 중에서도 성인 이후 발매작으로 범위를 좁혔다. 


1.Don’t Stop 'til You Get Enough(1979) / Off the Wall

완벽한 성인 신고식을 한 명반  <Off the Wall >(1979)의 인트로 넘버다. 런던 훵크 밴드 히트웨이브 출신 로드 템퍼튼이 쓴 ‘Rock with you’와 고민했지만, 처음 이 음반을 들었을 때의 감탄은 ‘Don’t Stop 'till You Get Enough’쪽이 더 컸던 것 같다. 6분이 넘는 긴 곡이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은 디스코 걸작. 퀸시 존스와 함께 써 내려간 전설의 시작과도 같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유독 바이닐로 들어보고픈 앨범이다. 아직 엘피를 못 구했기 때문. 2019년 대학교 친구들과 카메룬으로 떠난 Entrepreneurship Program, 쉬는시간에  캐나다에서 자라 팝송에 조예 깊은 C가 ‘Rock With You’를 틀었다. 직전 곡인 드레이크의 ‘In My Feelings’ 못지않게 분위기가 좋아서 카메룬 친구들이 덩실덩실 리듬을 탔다.

https://www.youtube.com/watch?v=n3qQtSRmHxo

P.s. 정말 오랜만에 스트리밍으로 음반을 쭉 듣는데 ‘Workin’ Day and Night’와 ‘Get on the Floor', 'Off the Wall'의 3,4,5 트랙이 마치 야구 3~5번 타자처럼 강력했다. 역시 클래식 클래식 명반!


2. Beat It(1982) / Thriller

만장일치 팝 명반 <Thriller>(1982)에 그 누가 토를 달겠는가.직접 구운 <Thriller> 씨디를 소니 씨디플레이어에 넣은 중학생은 조악한 시스템으로도 프로덕션의 완성도를 체험했다. 그런데 대중음악의 명작에서 의외로 미친 듯이 좋아한 곡은 없었다. 명성에 비해 ‘Billie Jean’의 개인적 선호도는 덜하고 ‘P.Y.T (Pretty Young Thing)’와 ‘Human Nature’ 같은 곡들도 확 당기지 않았다. 


그래도 이 ‘Beat It’은 내 가슴을 강하게 울렸다. 파워풀한 보컬에 합체된 스티브 루카서 에디 반 헤일런의 연주는 흑백을 하나로 통합하는 팝록이었다. 오랜만에 4k 리마스터된 뮤직비디오를 봤다. 조금 오글거리는 대목도 있지만 조직간 결투를 춤으로 묘사한 코어그래피는 멋들어졌다. 춤과 음악 모두 꼭대기에 있는 최고의 퍼포머다웠다.

https://www.youtube.com/watch?v=oRdxUFDoQe0

 

3. Another Part of Me(1987) / Bad
 마이클 잭슨은 1980년대에 딱 두 장의 정규 음반을 냈다. 고로 1987년 발매한 가 1980년대의 마지막 작품이며 퀸시 존스와의 마지막 공동 프로듀스기도 하다. 오랜만에 트랙리스팅을 쭉 살펴보니 <Bad>를 <Thriller> 보다 더 좋아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명곡들이 즐비하다. 좁히고 좁히니 두 곡이 남았고, 둘 다 B 사이드다. 저 유명한 A 사이드 ‘The Way You Make Me Feel’과 ‘Bad’를 제치고!


‘Another Part of Me’는 정말 잘 빠진, 매끈한 신스팝이다. 약간 차가운 느낌이 들 정도로 로보틱한 신시사이저 리프와 후렴구가 맘에 든다. 그런데 잭슨 본인은 ‘Another Part of Me’ 대신 ‘Streetwalker’란 곡을 수록하고 싶었단다. 미발표곡 ‘Streetwalker’는 의 25주년 기념 특별판인 <Bad25>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언젠가 12인치 싱글을 구해서 ‘Another Part of Me’의 Extended Dance Mix, Radio Edit, Dub Mix와 A Cappella까지 다 들어보고 싶다.

https://www.youtube.com/watch?v=8vwHQNQ88cM


4. I Just Can’t Stop Loving You(1987) / Bad

얼음장 같은 ‘Another Part Of Me’와 달리 ‘I Just Can’t Stop Loving You’는 부드럽고 달콤하다. 시종일관 낭만적이다가 코러스 파트에서 격정에 이르는 곡 구조도 매력적이며, 곡 색채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모하는 보컬 능력을 확인할 수 있다. 포인터 시스터스, 브랜 뉴 헤비스 등과 콜라보했던 미국 싱어 송라이터 시에다 가렛과 듀엣한 ‘I Just Can’t Stop Loving You’는 원래는 휘트니 휴스턴이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를 섭외하려 했단다. 총 9곡이 싱글 컷 된 에서 ‘Bad’, ‘The Way You Make Me Feel’, ‘Man In The Mirror’와 함께 정상을 차지한 네 곡 중 하나다.

https://www.youtube.com/watch?v=fKBiYBWRYDM


5. Jam(1991) / Dangerous
 대중음악 거장 퀸시 존스와의 여정을 마친 마이클 잭슨은 가이(Guy)의 데뷔작을 제작한 젊은 프로듀서 테디 라일리를 초빙한다. 잭슨과 라일리의 합작품은 80분에 육박하는 거대한 스케일과 록과 뉴잭스윙을 섞은 카리스마 넘치는 음향을 구현했다.


이 음반도 수록곡 거의 다 좋아한다. ‘In the Closet’과 ‘Can’t Let Her Get Away’, ‘Dangerous’ 등 강력한 뉴잭스윙 포화 혹은 세례에 때론 국내에서 특히 사랑받는 ‘Heal the World’가 밋밋하게 느껴질 정도다. ‘Remember the Time’과 이 곡 중 고민했지만, 오늘은 ‘Jam’을 고르고 싶다. 유리창이 깨지는 효과음부터 시작하는 1분 가까이 지속되는 도입부 비트가 무척 중독적이라 오히려 뒤에 이어지는 노래가 심심할 때도 있다. 힙합 그룹 헤비디 앤 더 보이즈를 이끈 헤지 디가 피처링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bHI1yI1Ndk


6. Black or White(1991) / Dangerous
 < Dangerous >에서도 한 곡 더 뽑아야겠다. 매컬리 컬킨이 출연한 뮤직비디오로 화제가 된 ‘Black or White’다. 7주 동안이나 1위를 기록했고, 이 곡을 통해 마이클 잭슨은 1970년대, 80년대, 90년대 모두 빌보드 핫100 1위를 거머쥔 아티스트가 되었다. 건스 앤 로지스의 기타리스트 슬래시의 연주로 오인 당하는 기타 리프는 앨범의 메인 프로듀서 중 한 명인 빌 보트렐의 작품. 어렸을 때 종종 입으로 짜가짜가장장 짜가자가장장하고 기타 소리 따라 했었는데 말이다. L.T.B. 란 크레딧으로 올라간 랩의 주인공도 사실 보트렐이었다고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F2AitTPI5U0


7. Earth Song(1995) / HIStory: Past, Present and Future, Book 1
베스트 앨범 격인 볼륨1과 신곡을 모은 볼륨2 덕에 1995년에 발매한 9번째 솔로 앨범 <HIStory: Past, Present and Future, Book 1>도 150분에 육박하는 장대한 규모를 갖추게 되었다. 누이 자넷 잭슨과 함께한 ‘Scream’, 날카로운 ‘They don’t care about us’ 등 좋은 곡이 많지만 ‘Earth song’이 처음 떠올랐다.


인류와 동물의 대주제를 다룬 노래지만 솔직히 나나나~ 하는 후렴구에 빠졌다. 물론 가사와 사운드가 하나 되는 게 노래니까 후렴구의 숭고함을 느꼈다면 곡 분위기를 잘 이해한 게 아닐까 싶다. 가스펠과 오페라를 도입한 대곡이다 보니 러닝타임은 7분에 달하며 클래시컬한 편곡엔 명 프로듀서 데이비드 포스터의 손길이 닿아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Ai3VTSdTx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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