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염동교 Aug 05. 2023

소신과 신념의 뮤지션

시네이드 오코너(1966 - 2023)

아일랜드 싱어송라이터 시네이드 오코너가 떠났다. 1966년 생이니 아쉬운 나이다.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밴 모리슨과의 ‘Have I Told You Lately’ 듀엣 영상을 본 지 보름도 안 되었는데 비보를 접했다. 


첫인상은 강렬했다. 오밀조밀 이목구비와 민머리가 묘하게 잘 어울렸다. 거기에 잉글랜드가 아닌 아일랜드라는 배경이 주는 신비로움, 세속에서의 자유로움과 반항아적 느낌이 그만의 아우라를 생성했다. 자연스레 늙은 최근 사진도 보기 좋았다.

SNL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사진을 찢어 가톨릭계의 아동 성추행 은폐를 고발한 것, 아일랜드 무장단체(IRA)를 일부분 지지하고 보그사이드 학살(피의 일요일)을 비난하는 등 영국-아일랜드 관계에 있어서도 소신을 밝혀왔다. 


음악적으론 1990년 발매한 정규 2집 < I Do Not Want What I Haven’t Got >가 익숙하다. 영국과 미국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앨범차트 1위를 차지한 히트작이었다. 프린스가 남에게 준 가장 유명한 작품인 ‘Nothing Compares 2 U’도 빌보드 핫100 정상에 올랐다. 한창 프린스와의 관계에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빌보드 핫100 20위에 오른 실험적 팝 넘버 ‘The Emperor’s New Clothes’의 뮤직비디오도 독특하다.

상업성이 짙은 2집과 달리 시네이드 본인이 프로듀서로 참여한 데뷔 앨범 <The Lion and the Cobra>(1987)는 아트팝 분위기가 풍긴다. 싱글 컷된 ‘Mandika’와 ‘Troy’ 둘 다 준수하며 영국 뉴웨이브 밴드 재팬 출신 기타리스트 롭 딘이 작곡에 참여한 ‘I Want Your (Hands on Me)’도 발레아릭한 맛을 자아낸다.


앨범을 아주 많이 발표한 아티스트는 아니라(정규 앨범 10장) 8월에 천천히 시네이드의 디스코그래피를 살펴볼 생각이다. 2014년에 나온 마지막 정규작 <I’m Not Bossy, I’m The Boss>은 록 성향이 강하다. 검정 가발을 쓴 채 검정색 기타를 든 앨범커버가 강렬하다.


시네이드는 작년 아들을 잃었다.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의 마음을 어찌 헤아릴 수 있겠는가. 슬픔의 나날을 보냈을 게다. 부디 하늘에서 아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훌륭한 보컬이며 싱어송라이터, 철학과 주관이 확고했던 시대의 아이콘 시네이드 오코너를 떠나보낸다.


p.s. 공교롭게도 지난 주 즐겨 이용하는 레코드 숍 모자이크에서 < I Do Not Want What I Haven’t Got > 엘피를 구매했다. 나의 첫번째 시네이드 오코너 엘피. 오늘 밤엔 이 음반을 턴테이블 위에 올려본다.



p.s.2 이 글을 쓰며 시네이드 오코너의 듀엣 영상을 보고 있다. 서두에 언급한 밴 모리슨 말고도 더 후와 함께한 ‘Baba O’Riley’와 컨트리 전설 크리스 크리스토퍼슨과의 ‘Help Me Make It Through The Night’, 스코틀랜드 록 밴드 심플 마인즈와 부른 ‘Belfast Child’ 등 자료가 꽤 많다. 시네이드  오코너의 여운이 가시기 전에 <시네이드 오코너 듀엣 특집>을 약속하며 그녀를 보낸다.


https://www.youtube.com/watch?v=yAe0HCHJTDA

스코티시 록 밴드 심플 마인즈와 함께한 Belfast Child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