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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동교 Dec 01. 2021

마포 바이닐 페스타 2021

Day 4  - 도프레코드와 메타복스를 종횡무진 오가다.

Day 4 (11월 13일 토요일)

오늘도 4시 시작인 회의 전에 잠깐 쇼핑을 할 요량이었다. 목적지는 메타복스. 공략 대상은 일전에 점 찍어 두었던 독일 출신 전설적인 전자음악 집단 탠저린 드림(Tangerine Dream). 마침 11월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전 품목 10% 할인을 진행 중이었다.     


아 그 전에 도프레코드를 다시 들렸다. 같은 마포구라도 도프레코드와 메타복스는 반대쪽이라서 두 군데를 다 들르려면 동선이 꼬인다. 그래도 쿠폰을 네 장 받아 경품추첨에 두 번 참여하겠다는 욕망이 동선 따위는 잊게 했다. 지난번 휴무의 아픔을 딛고 오랜만에 입장한 도프는 역시나 DOPE 했다. 꽤 널찍한 공간에 티셔츠, 에코백을 비롯한 여러 가지 머천다이즈가 비치된 모습. 음악 관련 상품들을 모으는 이들에겐 눈이 번쩍 뜨일만한 공간인 셈이다.     


함께 공부하는 동생들과 5시에 만나기로 했는지라 시간이 여유롭진 않았다. 저렴한 라이센스 메탈부터 재즈와 프로그레시브까지. 너른 폭에 군침이 슬슬 흘렀다. 특히 사이키델릭/프로그레시브 섹션에서 클라우스 슐체의 이름을 발견하곤 급 흥분. 탠저린 드림, 아쉬 라 템플 같은 독일 크라우트 록 밴드에서 활약한 슐체는 두터운 솔로 커리어도 보유했다. 커버부터 끌리는 1975년 작 < Timewind >를 품에 안았다. 신묘한 전자 음향으로 그리는 정신착란의 세계가 벌써 기대된다.    

 


친근한 낙타가 보였다. 흡연자들에게 카멜이 익숙한 담배 상표라면 나에겐 애틋한 프록 밴드의 이름이다. ‘Long goodbyes’, ‘Stationary traveller’처럼 줄곧 라디오에 나오는 곳들도 좋지만, 이쪽에 거부감 없는 이들이라면 시간을 들여 디스코그래피를 쭉 훑어보길 권한다. 너무 난해하지 않게 적당히 프로그 록의 특성을 보유한 밴드 카멜. 그들의 서정미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최근에 스트리밍으로 많이 들은 1978년 작 를 고민 끝에 구매했다.                     

         

메타복스에서 동생들을 만났다. 전 품목 10% 할인 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꽤 많았다. 늘 홀로 레코드를 뒤졌는데 동생들과 ‘어 이 음반 좀 봐봐’ 하며 서로의 취향을 공유하고 음악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행복했다. 한 친구는 두아 리파의 두 번째 스튜디오 앨범을 반가워했고, 나는 아서 리가 이끌었던 1960년대 사이키델릭 록 밴드 러브를 소개해줬다. 



영국 록을 특히 좋아하는 친구는 걸작 대접을 받는 스톤 로지스의 1집 (1989)를 품에 안았다. 재킷의 왼쪽 상단 모서리가 살짝 구겨져 고민했지만 ‘인생 명반’을 놓치기 싫었다고. 나는 사전답사를 통해 점찍어둔 탠저린 드림의 <Stratostrear>(1976)와 앞서 언급한 러브의 <Da Capo>(1966)를 선택했다. 신촌의 밤거리를 함께했던 탠저린 드림. 그들의 3집 로 어린 나에게 커다란 충격을 선사했던 러브. 바이닐이 들려주는 이들의 음악은 또 어떤 특별한 음악적 체험을 안겨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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