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셋째

르방을 키우다

by Ak

르방이 폭발했다

빵을 만들어도 되는 시간이 왔다

이것은 약 일주일 동안 밀가루 10그람 물 10그람을 시작해서 저만큼 커진 우리 집 르방군? 르방양?

솔직히 말하면 지인한테 10그람 분양받은 르방이다

일주일 하고도 일주일 전쯤 같은 시간에 밥을 주고

밀가루 물 일대일 비율로 덜어내기 하고 밥 주고 해도

자라지를 않는 거다 아침마다 들여다 보고 따뜻한 밥솥옆에 뒀다가 옮겼다가 이래저래 해봐도 결국 안 자라서 지인에게 sos를 쳤다

아마도 정수물과 표백 밀가루 여서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 그런 이유라고 생각되었다

새로 만들기엔 시간이 너무 없어 대략 10그람 르방을 얻어오고 t65 밀가루 수돗물 이렇게 다시 밥을 주고 하루를 기다려봤더니

데려온 르방이 결국 자리를 잡아 이식이 되어 있었다 일주일 동안 전전긍긍했는데 하루 만에 몽글몽글한 녀석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결국 일주일 만에 폭풍 성장하여 튀어나와 있었다 하하 이제 빵을 만들어야지

나는 천연을 좀 좋아한다 ㅎㅎ

우리 집에 다시다 미원 맛소금은 없다 구매한 이력이 없다 친정 엄마도 그랬고 그건 어쩔 수 없는 내력인가 보다 나는 그것들을 보기만 봐도 약을 타는 기분이 들어

매장에서 먹는 것만으로도 어쩔 수 없기에

집에서 만큼은 크린 하게 먹어서 밸런스를 맞추며 살고 있다

애들도 라면이나 짜장면 등의 분식류를 엄청 좋아한다

집에서 크린 하게 차려주면 싫어는 하지만 나가서 먹는 것은 어쩔 수 없으니 집에서 마저 그렇게 먹으면 건강이 어떨까 하고 아이들한테 되물으면 잘 먹는 효과를 준다

울 남편은 조미료맛에 길들여져 있어서 먹어도 안 죽는다고 매번 조미료를 쓰기를 원했다

그렇지만 없어도 기본맛이 있으면 된 거지 굳이 더 맛있어야 되는지 신혼 초에는 이해가 안 됐고

나는 어떻게든 기본재료로 맛을 내기 위해 노오력을

했다 그래서 그런지 외식을 좋아하던 남편은 기본적인 맛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이십 년 동안 집 밥을 먹은 노력이다

나는 으스대며

“내 실력이 좋아서 그런고 얌” 했더니

남편은 아니란다 자기 입이 장금이 수준이라서 바로잡아 준거라나 그래서 내 조리 실력이 늘은 거라고 한다

어이없지만 내가 젤 못하던 것은 간 맞추기였다

기본재료로 조리를 하면 솔직히 무엇을 더 넣어야 될지 잘 몰랐지만 이제 솥뚜껑 운전 경력이 20년이 돼 가는지라 소금과 액젓을 넣게 된다 그럼 대충 맛있다 그래도 나도 액젓은 쓴다 친정엄마가 직접 거른 멸치액젓을 쓸 때가 많지만 참치액젖 정도는 쓴다 정말 안될 땐 약방의 감초가 된다


내가 자주 만드는 통밀빵 레시피는

t65 (프랑스에서 바게트 만들 때 대부분이 쓰는 밀가루종) 400 없을 경우 강력분

통밀 100

물 350-370

르방 150-200그람

소금 10

레시 피는 정해진 게 없다 밀가루마다 수분 함량이 달라서 대략 저렇게 시작을 하고 반죽 느낌에 따라 물을 추가한다 반죽이 질어도 상관이 없다

질면질수록 촉촉한 빵이 된다

여기에 남은 요구르트를 넣을 때도 있고 발효와 관계된 것을 넣어본다 남은 요거트나 유청을 넣으면 좀 더 촉촉한 빵이 된다 기본재료로 만든 빵은 하루만 지나도 딱딱해진다 오랫동안 보관이 힘들다 시중에 나온 빵들은 보관시간을 늘리기 위해 갖가지 첨가물을 넣기에 보드라운 빵일수록 빵색이 흰색일수록 오일종류 특히 완전 기름 덩어리 팜유가 많이 함유된다 그리고 요즘엔 고물가 시대라 빵이 비싸다 많이 먹는 우리 집엔 가성비가 좋아야 한다 재료를 사보면 싼 것 같지는 않다 과거에 비해서

보통 제빵 할 땐 그냥 한 번에 다 믹스해서 1차 발효 2차 발효 하루 만에 구워도 빵은 만들어지지만 기본재료를 쓰면 아무래도 모든 게 더디다 그 오랜 시간을 들인 만큼 빵은 촉촉하고 부드러운 내상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시간이 주는 힘인 것 같다


이건 나만의 방법이다 어떤 방법으로도 빵은 만들어진다 아주 사소한 차이일 뿐이다

시간을 오래 들일수록 신맛이 증가된다

이 신맛이 입에서 맴돌면 침이 나오고 그게 소화효소인 것이다 그래서 소화도 더 잘된다 나이가 들수록 신맛이랑 친해져야 한다 체내 효소 분비력이 떨어 지므로 신 것을 먹음으로써 침이 나오게 하는 효과이다

이것이 요즘 인기 있는 사워도우 라고 한다

난 젊을 땐 이런 빵을 선호하지 않았다 달고 부드럽고

맛있는 것만 먹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단맛은 속을 불편하게 만들고 콜레스테롤이 높은 나에겐 해가됏었기에 점점 담백하고 구수한 빵을 찾게 되었다 예전엔 신맛이 좋지 않았지만 지금은 입안을 정돈해 주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무엇보다 콜레스테롤을 낮춰 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콜레스테롤 검사를

해보니 정상이었다 20년쯤 검사만 해도 높은 경계의 수치를 기록했었다 물론 빵만으로 이런 결과를 얻은 것은 아니다 채식도 함께 한 결과이다



물과 밀가루만 믹스해서 하루 재운다

잘 재운 반죽과 르방


아침에 만난 믹스된 반죽에 르방을 넣어 잘 치댄다

잘 키운 자식 장가보내는 심정이다 캬!!!

믹스된 반죽에 소금을 넣고 주무른다

40분 이상 상온 1차 발효한다

이건 1차 발표 직전이다


1차 발효가 끝나면 폴딩을 시작한다

폴딩은 옆에 반죽을 쭉 잡아서 접고 사방팔방 해주면 된다 이때 반죽 기공이 눌리지 않게 살포시 접고 접어 동그란 형태로 만들어준다

이런 후 30분 정도 또 방치한다

30분이 지나면 올리브 오일을 위에 20그람 정도 뿌린 후 또 폴딩을 한다

그런 후 냉장고에 하루정도 방치한다

더 빨리 만들 수도 있지만 이렇게 상온 냉장을 왔다 갔다 하게 되면 발효가 더 잘되게 된다 인공효모 이스트가 없기에 시간이 얼마가 걸리고 그런 룰이 없다

오로지 시각 촉각에 의한 반죽이 만들어진다

이 빵도 우리 집 아이들이 파스타를 먹을 때 거의 먹는 거라서 항시 냉동해 두는 빵이고 언제부터 만들었는지도 기억이 가물하다

냉장실에서 꺼낸 반죽은 상온에 20-30분 방치한다

반죽을 당겨봤을 때 부드럽게 탱탱한 느낌이라면 분할하여 성형 후 굽기 준비를 한다

가정집에선 업장의 데크 오픈이 없으니

가지고 있는 대로 구현을 한다

쿠프가 쩍 벌어지려면 오븐 내 수분을 어느 정도 유지를 해야 한다 그리고 밑판도 엄청 뜨거워야 한다

밑이 뜨거워야 순간적으로 윗부분에 팡하고 스프링이 일어나서 쿠프가 쫙하고 갈라지는 것이다

집에서는 주물냄비를 많이 이용하는데 오븐에 넣고 달구어야 하는데 달군 후엔 무기가 따로 없다

엄청난 열기에 손이 위축되어 까딱하다간 화상을 입기에 내가 머땀시 이러고 있나 현타가 오기에

난 그냥 오픈판을 뒤집고 밑에는 숟가락이나 스뎅 접시 같은 걸 넣고 예열 후 스뎅에 물을 화악 뿌린다 그것 만으로도 스팀분사 역할을 하게 된다

한동안 또 쿠프때문에 이런 시도 저런 시도를 많이 했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잔아

이런 쿠프가 나오면 빵을 버리고 싶다

물론 맛은 갓 구웠을 때 가 제일이다 너무 구수하고 쫄깃하고 꼬수운 향이 말도 못 한다 같빠속촉 누룽지 맛이 난다

내상도 별로지만 며칠 동안 공들인 빵이라 허무한 느낌이다 유툽에 보면 정말 잘만드는 사람들이 많던데 난 재능이 없나 싶고 나도 환공포증이 나도록 많은 기공을 가진 빵을 만들고 싶다


수분을 그래도 긴 시간 유지하며 굽히면 요런 모양이 나온다

요런 옹기종기 모인 토끼귀를 닮은 빵

이제 저 토끼귀가 없으면 안 된다

요렇게 라도 나오면 기분이 좋다

요걸로 스파게티도 찍어먹고 수프 위에 크루통으로도 먹고 라구소스 발라 피자도 먹고 샐러드 먹고 소스 찍어도 먹고 앙버터도 먹어야 되니 두덩이 순삭이다

이제 집집마다 냉장고에 반죽 덩어리를 만들자

솥뚜껑 경력 좀 되시면 냉장고 자리한 칸에

반죽을 들여보자

르방 만드는 방법은 유튜브에도 블로그에도 가득하다

아니면 이스트로 만들어도 시판보다는 엄청 건강한 빵이다

이 르방이 없으면 이제 빵을 못 만들 것 같다

전에는 건조 이스트로 잘 만들었지만

건조이스트는 개봉하는 순간 냉동실에 둬야

오래 쓴다 냉동실에 두면 1년 동안도 쓸 수 있다

금방 쓸 거면 냉장도 괜찮지만 양이 많으면

냄새 안 빨아들이게 밀봉해서 냉동보관 해야 한다

르방아 죽지 말고 우리 집에서 평생 같이 잘 ~살자

건강하고 맛있는 빵을 부탁하노라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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